(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증시전문가들은 4일 미국 증시 급락과 관련해 코스피가 1,900선을 방어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의 회복 흐름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닌 만큼, 단기적인 조정 이후 연기금을 앞세운 수급 개선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반등에 나설 것으로 진단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의 성향상 코스피의 1,900선 붕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어제 1,920선을 밑돈 지수가 뉴욕증시의 급락세를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현재로서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환경에 악재밖에 없는 형국"이라며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테이퍼링 우려, 중국 경기 둔화, 신흥국 금융위기 등이 겹쳐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간밤 미국의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2.08%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28%, 2.6%씩 급락했다.

미국 증시의 급락세는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돈 데서 촉발됐다.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부진한 제조업 지표는 미국의 소비와 재고, 더 나아가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로 확장되며 기관투자자들의 투매 현상으로 이어졌다. 신흥국의 금융위기도 펀드 매도세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진한 제조업 지표 결과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A 자산운용사 리서치 담당 연구원은 "미국의 이번 제조업 지표 부진은 날씨라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현상"이라며 "미국의 GDP만 보더라도 경기 위축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가 회복되고 경기가 확장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재고가 부담을 느낄 상황은 아닌 만큼, 제조업 지표 부진에 의한 조정 장세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코스피가 1,900선을 하회하면 오히려 자금집행을 앞둔 기관투자자들에게는 호재"라며 "외국인을 중심으로 단기간 매도세가 집중되겠지만,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만큼 쉽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려면 거시적 관점의 악재들이 해결돼야 한다"며 "당분간 코스피는 1,900~1,950 등락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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