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지난주 금리 하락에 따른 일부 되돌림 국면이 예상된다. 채권시장의 지속적인 강세를 이끌만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절대금리 부담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단기물에 대한 레벨 부담은 커브 플래트닝 시도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

장기투자기관은 여전히 장기물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장단기 스프레드가 많이 좁혀진 것은 증권사 등 딜링계정이 장기물 매수 강도를 높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은행으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국고5년을 매수한 것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줬다.

하지만 국고 3년과 10년 금리간 스프레드가 고점대비 10bp 넘게 줄어든 상태라 추가적인 플래트닝 베팅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프레드는 64bp 수준으로, 60bp 밑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진행될 국고채 10년물 입찰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장기투자기관의 실수요가 유입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입찰 결과에 따라 참가자들의 커브 전략에 변화가 나타날 여지도 있다.

지난주 채권시장의 상대적 강세를 이끈 글로벌 지표 부진에 변화가 나타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나온 미국의 지표는 미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주간 신규실업 수당 청구건수는 다시 증가했고, 소매판매 실적과 1월 산업생산은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폭설과 한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관측도 만만찮아 2월 지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번주에 나오는 2월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 등이 기준치를 넘기면 1월 지표의 부진이 일시적이란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지표는 개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월 수출 호전과 대출 증가 등으로 2월 HSBC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기대 이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채권시장의 강세와 커브 플래트닝 시도 등은 신흥국 우려가 작용하는 속에서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가세한 결과다. 국내 경기의 개선 전망이 흔들리면서 장기물 매수에 유리한 구도가 갖춰진 셈이다.

하지만 글로벌 주요 지표가 다시 회복세를 보인다면 그만큼 되돌림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표 결과에 따라 시장 심리가 일희일비할 수 있는 만큼 한 방향의 베팅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10년물 1조9천억원을 경쟁입찰한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182일물 7천억원, 91일물 1조4천억원을 각각 입찰한다.

◇미 국채가격 약보합…주가 상승

미국 국채가격은 긴 연휴를 앞둔 가운데 2월 소비자태도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소폭 하락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0.5bp 높아진 연 2.743%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전일보다 2bp 오른 연 1.523%를 보였다.

오는 17일(월)이 대통령의 날로 휴장하는 데다 한파 영향으로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미 경제지표가 혼조적 모습을 나타내 국채가격 등락폭이 제한됐다.

국채가격은 산업생산이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내 상승 출발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1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3%(계절 조정치)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섰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최종치와 같은 81.2를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 조사치 80을 웃돈 것이다.

지난 1월 수입물가가 예상 밖의 상승세를 보인 것은 국채가격에 하락 재료였다.

미 노동부는 1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2% 하락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산업생산이 실망스럽게 나오는 등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였음에도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26.80포인트(0.79%) 상승한 16,154.3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0.48%, 0.08% 올랐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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