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국내 유통 공룡 3사인 롯데면세점, 호텔신라, 신세계조선호텔이 선정됐다.

유통 3사는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매장 운영비를 빼고 나면 사실상 적자를 볼 가능성이 크지만, 인천공항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커 풀베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시한 연간 임대료 하한선(7천86억원)은 일종의 입찰액 하한 가이드로 작용하는데, 실제 업체들이 제시한 금액은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격 부담에도 유통업체들이 인천공항 면세점을 품으려 높은 가격을 써낸 이유는 세계최대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 해외 면세사업을 확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국내외 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시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평가 비중이 높아 그간 운영경험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높은 임대료 부담 때문에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이 사실상 적자임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커 해외에서도 면세점사업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면세점이 규모나 매출 면에서 국내 면세점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호텔신라의 경우 면세점 매출 비중은 전체의 90% 수준으로 매우 높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 매출 2조원에서 인천공항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8천억원대로 40% 수준이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전체 매출이 약 4조2천억원정도로 추정되는 가운데,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이 1조500억원(25%) 정도로 예상됐다. 소공점 면세점 매출은 1조9천억 정도로 추정됐다.

아울러 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마트·프리미엄 아웃렛·백화점 등 기존 유통채널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번에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처음 뛰어들어 DF 7(패션·잡화)구역을 거머쥔 신세계는 백화점·김해공항 면세점과 함께 유통망 시너지를 더할 계획이다.

당초 공항면세점과 마트·프리미엄 아울렛·백화점 등을 연결하는 관광ㆍ쇼핑상품 개발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화장품·주류·잡화 등 '알짜' 부문을 싹쓸이한 롯데면세점은 공항 이용객들에 한류문화와 디지털 컨텐츠를 제공하는 '체험형 쇼핑'을 선보이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재방문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1기와 2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천공항과의 시너지를 통해 최고수준의 쇼핑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중소·중견 기업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동반 성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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