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달러화 강세와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와 달러-원 환율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30일 미국이 달러화 강세를 의식하고 있지만 금리 정상화라는 큰 틀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 Fed서 강달러 우려 지속

미 달러화는 최근 조정을 받았으나 지난해 5월 이후 유로화 대비 28% 절상됐다. 달러지수도 지난 16일 100.41까지 올랐다가 97대로 밀렸지만 50일 이동평균선(95.70) 상단을 지켜 상승 모멘텀은 유지했다.

금리 인상 전망과 외환시장의 큰 손인 각국 중앙은행이 유로화 대신 미 달러화를 계속 매수할 것으로 예상돼 달러화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오전 8시 45분 송고된 <强달러 가속화되나…IMF 보고서 주목<WSJ>> 기사 참고)

이에 미국 통화 당국도 달러화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성명 중 경기판단에 '수출 약화' 문구를 새로 넣으면서 달러화 강세를 의식하고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재닛 옐런 Fed 의장 역시 3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달러 강세는 강한 미국 경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달러 강세가 미국의 수출과 인플레이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지난 27일 한 콘퍼런스 후 질의응답(Q&A) 시간에는 달러 강세에 따른 충격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주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최근 달러 강세는 Fed의 금리 인상 기대보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때문"이라며 "유로-달러 환율이 어디까지 내려갈지는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 금리 정상화에 영향 미미

전문가들은 Fed가 달러 강세를 언급하고는 있지만 고용, 물가 등을 우선시하는 만큼 환율이 참고될 순 있어도 금리 정책의 결정적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 강세가 금리 인상을 막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Fed가 고려하는 것은 경제 상황이므로 펀더멘털이 좋다면 금리는 연내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때문에 제조업은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강달러가 금융업이나 내수에 이바지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Fed가 금리 인상의 속도조절에 대해 고민하겠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분기 미국의 경기 반등과 더불어 달러화 강세가 재개될 것"이라며 "유로존과 일본에서 자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달러 강세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은 강달러를 감내할 의지가 있는 것 같다"면서 "달러화 강세가 우려됐다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를 용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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