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진정한 경기 회복은 없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기 상황을 맞은 것은 중국 때문이 아니라고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교수가 주장했다.

장 교수는 "지난 2008년 이후 금융위기 이후 북미와 서유럽에서 진정한 경기 회복은 없었다"면서 지금의 위기는 이들 국가가 거품을 조장해 경기 회복을 꾀했기 때문이라고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를 통해 지적했다.

그는 먼저 글로벌 위기의 진앙지를 중국으로 꼽은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제기한 '칵테일(cocktail) 위기론'을 비판했다.

오스본 장관은 지난 7일 연설에서 중국의 위안화 절하와 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경제가 "새로운 위협이라는 위험한 칵테일"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만약 경기 회복세가 궤도를 벗어나게 된다면 이는 중국이 자국 경제 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임을 그는 시사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중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중요한 요인"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중요성이 과장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1978년 중국은 글로벌 경제에서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에 그쳤으나 이제 그 비중은 13%로 올라섰다.

그러나 2014년 기준 미국(22.5%)과 유로존(17%), 일본(7%) 경제의 비중은 여전히 전체의 절반에 가까워 중국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장 교수는 그러면서 "수출 바스켓의 주요 목적지가 중국인 신흥국이 아니라면 그 국가는 자국의 경제적 고통을 중국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 경제가 진정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1인당 소득이 이들 20개 국가 중 11개국에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보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오스트리아(0.5%)와 아이슬란드, 아일랜드(0.3%), 스위스, 영국 등은 소폭 높아지는 것에 그쳤고, 독일과 캐나다, 미국, 스웨덴만이 실질적으로 금융위기 전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경제 성적은 독일이 가장 좋았으나 그마저도 1인당 소득 증가율은 2008년 고점 대비 0.8% 증가했을 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미국은 이것의 절반인 0.4% 라면서 일본이 지난 1990년부터 2010년 사이 '잃어버린 20년'을 겪었을 때의 연간 1% 증가율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라고 장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복세의 많은 부분은 자산시장 거품에 의해 주도됐다"면서 "이는 양적 완화로 금융시장에 투입된 현금 유동성 때문에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이런 거품은 미국과 영국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장 교수는 평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인 조정에 나서지 않고, 이들 국가는 지지부진한 회복세를 '인상적인 반등'으로 과장해 말하고 거대한 거품을 경제 건전성의 척도로 선전했다고 그는 비판했다.

장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이미 7년을 낭비했다면서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금융부문을 덜 복잡하고 더 인내심 있는 것으로 대체하고 재정 및 기술적 인센티브를 동원에 실물 경제에 대한 투자가 독려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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