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기업공개(IPO)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러시를 이어갈 전망이다.

작년 한해 신규 상장한 업체는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쳐 128개로 전년대비 62% 증가했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1에 달하는 경우도 많았다.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130개 이상의 업체가 IPO를 진행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모금액도 역대 최대치인 11조원 이상으로 기대된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IPO 투자의 성과는 어땠을까.

증권 당국 집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스팩 상장을 제외한 73개사 가운데 공모가를 하회한 종목은 26개로, 3분의 1에 달했다. 평균 수익률은 -21%를 기록했다.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뚫고 주식을 매입해도 3분의 1 이상은 큰 손실을 입었다는 얘기다.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IPO 투자 수익률이 이렇게 악화된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먼저 시장 상황을 거론한다. 신규 상장 종목 가운데 음식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 화장품 업종 정도를 제외하면 업황이 빠르게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평가 버블(bubble)도 지목된다.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신규 상장업체의 평가 가치를 부풀려 알리거나, 사전에 공모주를 대량 배정받은 뒤 불공정한 수요예측을 한 경우다.

국내 증권관련 법규는 IPO 주관 증권사에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한다. 주관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산정한 가격보다 수요예측에서 나온 가격이 높고 희망매입 수량이 많으면 이에 맞춰 공모가격을 올리거나 발행물량을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주관 증권사로선 공모가격이 높을수록 수수료가 많아진다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거꾸로`묻지마' IPO 투자 과열 현상이 투자 손실을 확대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국제회계학회 논문(국제회계연구 제59집)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778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공모가 저평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공모가격이 과도하게 싸게 책정돼 온 탓에 투자자들이 IPO라면 무조건 참여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이 효율적이라면 공모가격이 공정하게 결정돼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초과수익이나 손실이 없어야 한다. IPO기업과 투자자, 주관사 3자 모두를 위해 보다 공정한 평가 기준과 가격 결정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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