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채권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당선인의 연설을 대기하면서 조용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중 달러-원 등 환율 흐름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 동향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채권시장은 환율 흐름에 연동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 흐름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동향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로 외환시장에서도 추가로 포지션을 구축할 여력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채권시장이 환율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환율은 지난 5일 위안화 절상 쇼크 이후 하루 10원 이상의 변동성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 위안화 강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보호무역주의 등을 내세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면서 절상 기조를 택했다는 해석이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예정된 트럼프의 연설에서 환율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지도 확인해야한다.

만약 위안화가 절상 기조를 굳힌다면 프록시통화인 원화의 동반 강세 가능성이 커지며,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외국인의 주식·채권 매수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강세도 주목할 사항이다. 다우지수는 지난 해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과 2만선을 돌파하지 못했다는 실망 매물이 나오는 듯하지만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85포인트(0.16%) 하락한 19,855.53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시는 트럼프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증시는 자국통화 약세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다.

연초효과가 단기에 끝난 이후 드러나는 채권시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음을 확인중이다. 특히나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굳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위험자산의 랠리는 부담스럽다.

주식시장은 트럼프와 옐런의 연설을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만약 비둘기파적으로 발언한다고 해도 채권시장에는 본전이 될 듯하다.

그나마 채권시장에 위안이 되는 재료는 글로벌 경제성장이 소폭 하향 조정됐다는 점이다.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성장률을 2.7%로 기존 2.8%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성장률 2.3%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치다. 세계은행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면서 확장적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달러 강세에 대비해야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와 옐런 연설을 대기하면서 채권시장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 기조에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이 방향성을 상실하면서 이동평균선은 점차 수렴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뉴욕에서 골드만삭스와 블랙스톤 회장 등 월가 주요 인사들과 면담을 갖는다. 한국은행은 12월 수입물가가 환율 상승으로 전년동월대비 9.2% 올랐다고 발표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1.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5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94.60원)보다 6.85원 상승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트럼프 연설을 대기하면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10년물은 1.01bp 상승한 2.3777%, 2년물은 0.39bp 오른 1.1896%였다.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4달러(2.2%) 하락한 50.82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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