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미국 국채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가 경기 침체 신호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보유한 자산을 팔아서(양적 축소) 스프레드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미 연준이 빠르면 5월부터 모기지 채권을 중심으로 한 양적 축소를 통해 장기금리를 조절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 사례인 2000~2001년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현재는 다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000년과 2008년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버블인 반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경기 침체는 바이러스에 의한 침체라는 점이 다르다.

또한 미 연준의 보유 채권 규모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게 커졌다. 2000년과 2008년 당시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2022년 연준의 채권 보유액은 2조7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코로나 펜데믹 이후 사들인 채권 규모는 1조3천억 달러다.

김 상무는 미 연준이 FOMC에서 언급한대로 빠르면 5월부터 양적 축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 근거로 부동산시장과 채권시장의 과도한 강세를 꼽았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이후 처음으로 소득 대비 7배를 넘었다. 연준이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김 상무는 "미 연준이 펜데믹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를 우려해 유동성을 공급했는데, 집값이 20% 정도 오르면서 1년 전부터 연준에서 모기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모기지 채권 매각을 통한 양적 축소를 진행하면서 장기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과거 미국 채권 장단기 금리차가 경기 침체를 예고한 것이 아니라, 장기금리의 과도한 하락이 버블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연준보다 힘이 강력해진 채권 시장이 경기 침체를 우려하면서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니 유동성이 공급되어 버블이 생겼고, 2000년 이후 두 차례의 경기 침체는 이런 이유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보유채권 규모가 크게 늘면서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며 "연준은 양적 축소를 통해 장기금리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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