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투자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헤지펀드 업계와 10년간의 투자 대결에서 압승한 것으로 평가됐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핏은 10년 전 헤지펀드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향후 10년간 자신이 선택한 인덱스 펀드를 헤지펀드가 앞서지 못한다는 것에 그는 100만달러를 걸었다.

액티브 펀드는 주식 선택의 어려움과 높은 비용 등으로 시장(인덱스)보다 뒤처질 것이라고 버핏은 확신했다.

버핏의 도전에 프로티지파트너스(Protege Partners LLC)라는 회사가 대결에 나섰다. 프로티지는 5개의 헤지펀드를 선정했고, 버핏은 뱅가드의 S&P 500 인덱스펀드(Vanguard Admiral Shares S&P 500 Index Fund)를 선택했다.

지난 2008년 1월1일부로 시작된 대결은 이번 연말로 종결된다.

CNBC에 따르면 지난 9년간의 성과는 프로티지 헤지펀드의 경우 총 누적 수익 22%로 나타났다. 매년 2.2%를 다소 웃도는 수익률이다.

반면에 버핏의 인덱스펀드 수익률은 9년 누적 수익률이 85.4%로 집계됐다. 프로티지의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는 높은 비용 구조 등으로 인덱스펀드에 뒤쳐졌을뿐 아니라 5개 펀드의 개별 성과도 크게 미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5개 펀드 중 3개가 평균 연간 수익률 1%에 미치지 못했고, 그중 가장 나은 수익률의 경우 9년간 누적 62.8%의 수익을 올렸다. 버핏의 인덱스펀드보다 20%포인트 넘게 뒤쳐지는 성과다.

이에 대해 노스스타파이낸셜플래너스(Northstar Financial Planners)의 스티브 테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오는 12월31일 끝나는 이 대결의 승자가 기적처럼 프로티지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회사는 펀드 전부나 대부분을 해지해 버리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촌평했다.

그는 "또한 이번 대결에서 액티브 펀드 업계를 추가로 당혹하게 하는 것은 베팅 자체에 있다"고 소개했다.

테퍼 COO에 따르면 100만달러로 책정된 내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버핏과 프로티지는 50만달러씩을 만들어 승자가 모두 가져가기로 했다. 이 내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0년간 제로쿠폰의 미국 국채에 자금을 투자하기로 서로 합의했다.

10년 이후 100만달러까지 자금을 키우기 위해서는 64만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고, 이들은 9년 전에 32만달러씩을 계좌에 입금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채권 금리가 고꾸라지며 채권의 가치는 높아졌고, 5년 만인 2012년에 금액은 100만달러가 됐다.

현재는 투자금액의 약 3배에 가까운 180만달러로 내기자금이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테퍼 COO는 "내기자금의 운용 결과는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나 인덱스펀드를 훨씬 웃도는 성과였다"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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