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수익률 같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채권수익률이 낮은 신흥국으로 한국을 대표 사례처럼 제시해 주목된다.

GPFG가 한국 원화채 투자에 매력을 못 느끼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GPFG는 4일(현지시간) 공개한 재무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벤치마크 채권지수를 달러와 유로, 파운드 표시 명목 국채로만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벤치마크 채권지수는 현재 23개 통화로 구성돼 있으나 위험 감소 및 투자수익 증대 측면에서 실익이 크지 않으니 일본 엔화와 신흥국 통화는 앞으로 모두 빼자는 게 골자다.(연합인포맥스가 25일 오전 송고한 '노르웨이 국부펀드, 日·신흥국 채권에 등 돌린다…한국 7.6조원도 포함' 기사 참고)

이 제안이 앞으로 노르웨이 정부에 의해 승인된 뒤 실행된다면 채권지수에서 빠진 국가들에 대한 GPFG의 채권 투자는 차츰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GPFG는 제안의 정당성을 설명하면서 일부 신흥국 통화는 반드시 수익률이 높다고 할 수 없다는 논거를 제시했다.

이 대목에서 GPFG는 '한국 원화'를 구체적 사례로 꼽았다.

원화는 GPFG의 채권지수에서 신흥국에 대한 익스포져(위험노출액) 중 25%가량을 차지하지만 수익률이 "미국 국채의 명목 수익률과 같다"는 게 GPFG의 지적이다.

신흥국인 한국의 국채 수익률이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불만족스럽다는 의미로 읽힌다.

GPFG는 대신 인도 루피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에 대해서는 "채권지수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GPFG가 투자할 수 있는 고수익 통화의 사례들"이라고 평가하면서 원화와 대조했다.

10년물 기준으로 한국의 국채 수익률은 5월 중순 무렵까지만 해도 미국보다 낮았다.

이후 북한발 지정학적 우려 등의 영향으로 미국보다 다시 높아지긴 했으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현재 한국이 미국보다 13bp가량 높을 뿐이다.

 

   
 
 





<한국(빨간색)과 미국(흰색)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한국의 국채 수익률은 다른 신흥국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연합인포맥스의 국가별 정부채 금리화면(6543번)에 따르면 GPFG가 거론한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가 훨씬 넘는다.

세계 10개 주요 통화(G10)에 들어가면서도 국가 신용등급이 'AAA'인 호주(10년물 2.60%대)에서 비해서도 한국의 국채 수익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GPFG는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의 시장가치가 8조200억크로네(약 1천169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이다.

이 중 채권은 32.4%를 차지하며, 채권 중에서는 국채(55.9%)의 비중이 가장 높다.

GPFG의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국채는 525억1천600만크로네(약 7조6천억원)를 차지해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GPFG가 보유한 채권 상위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신흥국은 멕시코(4위)와 한국뿐이다.

GPFG는 이번 서한에서 멕시코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멕시코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6% 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2분기 말 기준 GPFG의 채권 보유 상위국 현황>

※자료: GPFG 홈페이지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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