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호무역주의 내 한중 협력 중요"

발개위서 현직 韓 경제 부총리 강연 최초



(베이징=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과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이 굉장히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김 부총리는 1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에서 '한국경제 패러다임 전환: 파구입신(破舊立新)'을 주제로 한국의 경제정책에 관해 강연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파구입신이란 낡은 것을 타파하고 새로운 것을 세운다는 의미로 혁신을 강조하는 말이다.

김 부총리는 "중국이 가진 경제정책 방향과 우리나라가 가진 방향이 굉장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가장 큰 정책 목표 방향이 첫째 국민 삶의 질 향상이고 두 번째는 혁신 성장인데 중국에서도 그와 거의 유사한 정책 방향과 경제를 끌고 가겠다는 것을 19차 당대회 때 나왔던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연설 등 여러 곳에서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을 집권2기의 중점 사항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하루 앞두고 발개위 경제 관료들 앞에 선 김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이 "양국 간 경제 정책방향에서 서로가 잘 파악을 해야 앞으로 양국 간에 (협력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잘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상기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은 경제사회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이 고민을 풀기 위해 어떤 노력하고 있는지, 어떤 정책을 하는지 여러분과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며 "중국 측에도 나름대로 시사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기회가 되면 중국의 고민 방향을 듣고 시사점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강연에서 김 부총리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 성장 등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소개하면서 1인당 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삶의 질 개선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한국 경제의 당면과제로 제시했다.

또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저소득층의 소득증가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글로벌 콘센서스이며 가처분 소득 증가는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인적 자본을 고도화해 근로자의 생산성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진국들의 금리 인상, 해외자본의 변동성 확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 불리한 대외 여건하에서 한·중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결론지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있었던 '추궈홍 주한대사와 이창호 9단 팀(백돌)'과 '노영민 주중대사-창하오 9단 팀(흑돌)'간 대국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한국만 잘 되거나 중국만 잘되는 것은 미생(未生)의 길이고, 양국이 함께 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완생(完生)의 길"이라고 말했다.

발개위는 거시·실물 부분을 총괄하는 수석경제부처로 우리의 경제기획원, 상공부, 공정위, 금융구조조정 기능을 포함해 법제처의 기능까지 포괄하는 작은 정부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날 강의는 40분간 이어졌고 20분간 발개위 직원들의 질의·응답을 받았다.

한국의 현직 경제부총리가 발개위에서 강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발개위의 국·과장급 간부들과 산하기관 연구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발개위에서 외국인이 강연하는 것 또한 지난 2012년 9월 다보스포럼 창립자 클라우스 슈밥 이후 김 부총리가 처음이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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