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해외 주요 증권사들이 브로커 보상 체계를 크게 바꾸고 있다. 기존에 금융상품 매매 수수료에 치중하던 사업 방식에서 자사가 운용하는 고객 자산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브로커 역할을 전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날 브로커 보상 방식을 신규 고객 자산 유치에 방점을 두는 방향으로 변화한다고 발표했다.

대략 1만6천명에 달하는 회사 투자 자문역에게 최근 출시된 금융 계획 도구를 활용할 경우 보상을 확대한다는 것으로, 이 도구는 고객 자산의 투자 방식을 조언해주는 신기술 기반의 소프트웨어다. 타사에 유치된 고객 자산 흐름까지도 관찰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기술분야에 그동안 많은 투자를 했는데, 브로커의 기존 업무 일부를 자동화해 브로커가 신규 자금 유치에 더욱 힘을 쏟게 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증권사가 아닌 독립형 자문 기관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해 고객의 자산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본 셈이다.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신규 보상 체계는 브로커가 더욱 많은 수익을 가져가게 해준다. 회사는 1년에 최소 500만달러의 수익을 벌어오는 브로커에게 최대 58.5%까지 성과를 돌려준다.

기존 55.5%에서 더욱 높아진 것으로, 브로커는 신기술을 활용하는 동시에 신규 유치 자금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이런 성과급을 가져가게 된다.

신규 유치 자금이 커질수록 고객은 주택담보대출에서 포트폴리오 담보 대출까지 더욱 많은 부채를 가지고 모건스탠리 내에서 은행 업무를 보게 된다.

신기술을 도입하는 만큼 브로커가 일상 업무에서 더욱 자유로워지고, 그만큼 더욱 많은 신규 자금을 유치해야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자산 규모 25만달러 이하의 소액 고객을 유치했을 때 이들 고객이 자사 연계 서비스를 사용지 않는다면 브로커는 벌금을 물게 된다.

고객이 모건스탠리에서 매일 은행업무를 본다면 브로커는 완전한 투명성을 가진 계좌의 경우 잔액의 0.15%까지 성과급을 받게 된다. 기존 0.05%보다 세 배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회사의 대출 수익을 키우기 위해 고객의 부채를 더욱 많이 유치하는 브로커에게는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보상액을 늘릴 예정이다.

이런 보상 방식의 변화는 경쟁사 메릴린치가 먼저 시작했다.

메릴린치는 모건스탠리와 마찬가지로 신규 고객의 자금과 부채 등을 추가 유치하는 방향으로 브로커 보상체계를 변경했다.

메릴린치에서 특정 목표치를 채운 이들은 수익의 최대 200bp를 받아가지만, 최소 목표치에 미달한 브로커는 최대 200bp까지 급여가 삭감될 수도 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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