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고채 50년이 발행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초장기물 입찰의 흥행 변수로 떠올랐다.

2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진행된 국고채 30년 입찰에서는 국민연금 등 장기투자기관의 수요가 유입됐다.

이들 참여에 힘입어 낙찰금리는 2.300%로, 당시 장내 금리보다 0.5~1.O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50년물 입찰에도 국민연금과 일부 보험사 수요가 들어올지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금리 수준 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을 맞추기 위해 초장기물을 매수해야 하는 다른 대부분 보험사와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최근 금리가 많이 내린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고 50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일 2.230%로, 지난 6월 입찰 시 낙찰금리(2.510%)보다 28bp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전일 오후 보험사와 일부 연기금에 50년물 수요조사 질문지를 발송했다. 여기에는 금리 수준에 따라 어느 정도 참여할지 의사를 묻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연기금과 일부 보험사의 참여가 저조하면 예상보다 발행 규모가 축소될 여지도 있는 셈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국민연금이 30년물을 이미 사들여 50년물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반대로 현재 초장기물 금리를 매수하기 괜찮은 수준이라 판단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채권시장 분위기를 보면 50년물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올해 상반기까지 초장기물을 담지 못한 보험사 수요가 많은 데다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일부 투자자까지 관심을 보여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장기투자기관이 초장기물을 급하게 사들여야 한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다 아는 사실이다"며 "문제는 금리 수준인데, 4분기 발행이 없거나 발행량이 적으면 3분기에 무조건 담아야 해서 무관하겠지만, 4분기 발행량이 많다면 고려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최근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보험사 등 큰손이 자산 배분을 보수적으로 조정했다"며 "채권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4분기에도 수요조사를 거쳐 50년물을 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입찰은 연말 일정을 고려해 11월 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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