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수급 흐름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되고, 자산매입 규모도 유지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매파적인 재료, 비둘기파적인 재료를 모두 시장에 화두로 던졌다.

올해 가을 채권매입프로그램 조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다음 회의인 오는 9월 7일, ECB가 자산매입 규모 축소 방안을 발표할지가 관건이다.

드라기 총재는 "개인 소비와 고용 증가로 경기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며 "세계 경기 회복이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헤드라인 물가가 현재 수준에서 몇 달간 유지되고 있고 근원물가도 여전히 낮다"며 "임금 상승과 가격 상승을 기다려야 하고, 불필요한 긴축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단 드라기 총재 발언은 올해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시사했다는 점에서 매파적으로 해석됐다. 유로화는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나온 직후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드라기 총재 기자회견을 계기로 반등하면서 2년여 만에 최고치인 1.1628에 마쳤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역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채권시장은 인식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유동성 축소 스케줄이 구체적으로 정해지면서 채권시장은 이를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은지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견실한'이라는 표현을 세 차례나 언급했다. 한은 역시 정책 기조의 변화를 강하게 시사한 셈이다.

그런데도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이 연내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ECB가 연말에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경우, 유동성 축소의 파급효과를 점검한 후 금리를 올려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전망이 구체화할수록 단기물 중에서도 구간별로 차별화가 심화할 수 있다.

외국인 매매동향의 주목도는 이전보다도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선진국의 유동성 긴축은 소규모개방경제 국가들에 한은 통화정책만큼의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외국인은 전일 10년 국채선물을 2천500계약가량 사들이면서 강세를 주도했다. 3년 국채선물은 장 초반 매도를 키우다가 환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21.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5.50원) 대비 4.15원 내린 셈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28.97포인트(0.13%) 하락한 21,611.78에 거래를 마쳤다.

8월물 WTI는 배럴당 33센트(0.7%) 하락한 46.7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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