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역외 위안화(CNH) 은행간 대출금리(Hiborㆍ하이보)가 급등했다.

지난 주말 중국 인민은행(PBOC)이 지급준비율(RRRㆍ지준율) 인하에 나서면서 위안화 절하 압력이 커짐에 따라 위안화의 지나친 절하를 막고자 인민은행이 개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9일 연합인포맥스의 통화별 은행간 금리(화면번호 6440)에 따르면 CNH 하이보 1일물 금리는 전날보다 3.255%포인트 상승한 5%로 올라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1주일물 금리는 7.6%로 전장대비 0.553%포인트 올랐고 지난주 이후로는 4%포인트 올라 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위안화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역내외 달러-위안 환율은 6.93위안까지 올랐던 데서 한때 6.91위안으로 떨어지면서 위안화가 일시적으로 반등세를 나타냈다.

위안화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차입을 통한 위안화 하락 베팅의 비용이 높아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위안화 절하 압력이 커졌을 때도 중국 금융당국이 은행간 금리를 끌어올려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의 위안화 약세 베팅을 방어했다고 지적했다.

국유은행에 역외 위안화 매입을 지시해 금리를 끌어올렸었다.

홍콩 미즈호 은행의 켄 청 선임 아시아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자본통제를 강화하거나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보다 역외 유동성을 긴축시키는 것이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하락을 막는 가장 구미에 맞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마이클 에브리 선임 아태담당 스트래티지스트는 "대형해머가 아닌 작은 망치를 사용하면서 평소보다 더 미묘하게 움직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또 미국의 반응, 즉 정치적 측면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NP파리바의 치 로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정책에서 인민은행이 최근 달라진 점은 변동성에 대한 인내심"이라면서 "위안화가 무질서하게 하락하지만 않고 중국에서 대규모 자본유출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인민은행은 추가 절하를 인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본유출을 막고자 단순히 자본통제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픽텟 자산운용의 루크 루예트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이 문제에서 중앙은행(인민은행)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은 통화정책을 촉진하고 안정적 환율을 위해 빡빡한 자본통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전문가는 중국이 의도적인 위안화 절하 정책에 나서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은 무역분쟁 심화와 중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차이를 언급하면서 위안화가 당초 예상보다 더 절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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