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6일)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연말로 다가온 무이자예금 무제한 원금보장제의 폐지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주로 기업들이 이용하는 무이자예금 계좌에 대해 한도 없이 지급을 전액 보장키로 했으나 이 제도는 올해 말로 시한이 종료된다.

지급보증 한도는 일반예금처럼 25만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이자예금 계좌에 예치된 1조6천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연말 전에 은행권을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은행 예금처럼 인출이 쉽지는 않지만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높다는 이유로 미국 국채나 머니마켓펀드(MMF)로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히앤탕의 톰 넬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MMF가 첫번째 행선지가 될 것"이라면서 "FDIC의 지급보증이 없어지면 기업이나 기관투자자들은 은행에 많은 돈을 두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정보업체 EPFR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의 MMF에는 올해 상반기에 1천340억달러가 유입되고 나서 현재까지 500억달러가 추가로 유입됐다.

펀드매니저들은 신규 자금의 유입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수익률이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에서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 수익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미국은 2000년 8월 6.25%였던 5년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지난 8월에는 처음으로 1%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방은행들 사이에서는 무이자예금 계좌에 대한 무제한 지급보증 규정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성사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즈의 데보라 커닝햄 CIO는 "의회는 이 규정을 연장시키지 않을 것"이라면서 "의회에서 연장 안건이 처리되려면 지지표를 모아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무이자예금 계좌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미 국채 단기물로 유입, 수익률을 마이너스까지 끌어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단기 국채를 매도, 단기물 수익률의 하락을 억제하고 있지만 이 역시 연말이 되면 영향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연말로 끝나는 데다 Fed가 경기부양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단기 국채를 매도해 통화량을 흡수하는 방식을 생략하고 전적으로 국채를 사들이기만 하는 부양책을 추가로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편, 지난 1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내린 1.620%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2bp 하락한 2.812%를 나타냈고, 5년물 수익률은 1bp 밀린 0.616%를 보였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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