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올해 1분기에도 적자 폭을 줄이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3일 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에 2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1%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17년 4월에 국내에서 1호 인터넷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출범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분기마다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20년 흑자전환하겠다는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운 처지다.
적자가 쌓이면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결손금은 2천155억원까지 불어났다. 결손금이 누적되면 향후 자본확충을 하더라도 증자 효과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건전성 지표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2.48%로 전분기보다 4.05%포인트(p) 급락했다.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약 975억원의 자본금을 수혈하며 16%대로 자본비율을 끌어올렸지만, 대출자산과 결손금 증가로 1분기 만에 BIS 자기자본비율이 은행권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0.87%로 작년 말 대비 0.11%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0%로 지난해 말보다 0.13%p 상승했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비교해 보면 케이뱅크의 건전성 악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3.41%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16%와 0.18%로 집계됐다.
현재 케이뱅크는 상품 리뉴얼과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 '직장인K 신용대출', '비상금 마이너스통장' 등 주요 대출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케이뱅크가 경영정상화의 길을 찾으려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케이뱅크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지난달 412억원 규모의 전환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증자에는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3대 주주가 참여한다.
증자가 완료되면 케이뱅크의 전체 주식 대비 전환주 비중은 25%까지 상승해 발행 한도를 채우게 된다. 전환주 발행으로 자본금을 늘리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의미다.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자본금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신규 주주 영입이 유일한 선택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연체율은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이 타 은행 대비 높고 자체 신용평가모델(CSS) 운영, 미미한 매상각 규모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전환주 증자와 신규 주주사 영입을 추진하고 있어 문제없이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미 일부 기업들과 신규 주주참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확정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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