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한국이 은밀하게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25일 원화가 국제결제통화로 인식되지 않는 이유로 한국이 자유롭게 환시에 개입한다면서 이는 수출시장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일본에 매우 불리하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한국이 수출 우대와 환율 정책을 주된 성장 동력으로 삼아왔다면서 한 은행 딜러를 인용해 "원화 강세의 속도를 통제하는 소규모 개입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달에도 이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잇따른 경기 부양책으로 신흥시장으로 유동성이 대거 유입되면서 원화는 지난 25일 미 달러화 대비 1,100원대로 올해 고점을 기록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엔화 강세가 주춤해졌지만 한국이 환시 개입으로 원화 강세를 막으면서 일본 기업이 엔화 약세의 혜택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은 엔고를 억제하고자 환시에 개입할 때 서방의 승인을 받으려 하지만 한국은 원화 거래량이 전체 통화의 1% 미만으로 적어 인위적인 시세 변동을 하더라도 그 여파가 미미하다.

한국이 1997년에 닥친 금융위기 이후 원화를 약세로 이끌어 수출을 부양, 경제를 회복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로 언급됐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에는 수출 없이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배어 있다"면서 정부가 수출에 유리한 환율 정책을 펴도록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신문은 한국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선진국들로부터 원화 약세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재무부의 지적을 소개했다.

IMF는 원화가 10% 정도 저평가됐다고 지적했고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월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의 환시 개입 제한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의 이와타 가즈마사 이사장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20국(G20)과 같은 틀에서 통화 안정을 논의할 시기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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