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달러-원 환율 1,100원선이 무너지면서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도 환율이 금리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는 등 새삼 서울 외환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29일 원화가치 절상이통화당국의 완화적 스탠스 연장, 기업실적 부진 전망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 외국인의 원화채권 선호도 확대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강세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채권연구원은 "채권시장은 내년 중 경기 회복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종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그러나 원화 강세가 수출회복을 제한하고경기 회복이 지연된다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 강세는 또 수출 기업의 실적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엔화는 상대적인 약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원고 엔저' 흐름에서는 일반적으로 수출기업의 주가가 부진했다는 경험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를 이끌 여지가 있다.

증권사 채권딜러는 "최근 코스피가 1,900선이 무너진 것은 원화절상 추세에도 외국인 매수는 제한되고 수출기업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며 "주가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면 상대적으로 채권시장에 대한 관심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 강세 기조에 따라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더욱 강화될 여지가 있다.

신영증권은 외국인은 환율이 일정 밴드 내에 머물러 있을 때보다 지지선 밑으로 하락하면서 강세를 보일 때 더 적극적으로 원화채를 사들였다고 진단했다.

홍정혜 연구원은 "작년 4월 평균환율이 1,086원으로 1,100원 밑으로 떨어졌을 때 외국인은 월평균 매수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은 달러-원 환율이 1,100원선에 근접할 때는 국채선물을 대량으로 팔았으나 1,100원선이 무너지고서는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 24일 이후로 3거래일 연속 국채선물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누적은 9천300계약에 이른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채권연구원은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에서 환율 하락은 상대적으로 성장의 위축이란 불안감을 자극했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외국인의 채권 매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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