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9월 들어 국제유가 하락폭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수요 부진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와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압력이 불가피하지만 지난 4월과 같은 유가 폭락장이 연출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9일 연합인포맥스 원자재 선물 종합(화면번호 6901)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배럴당 7.6% 하락한 36.76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지난 2일 이후 15% 넘게 하락하며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배럴당 36.4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지난 2일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일 5.31% 밀리며 배럴당 39.78달러에 가격을 형성했다.

9월 들어 국제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 4월 이례적인 급락장세가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글로벌 경기 전망이 개선되고 있어 유가 하락에 따른 증시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유가 하락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수입국들에 석유 판매가를 낮추기로 하면서 촉발된 측면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는 10월분 아라비안 경질원유 가격을 배럴당 1.40달러 인하했고 시장에서는 이를 수요 부진 조짐으로 해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 부진이 지속하고 미국의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마무리된 점도 수요 약세 해석을 부추겼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부진 이유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와 화학 등 업종에 단기 영향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번 유가 하락은 지난 3월과 4월 코로나19 1차 확산 때와 달리 국지적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마이너스(-) 유가와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미국 시장에서 기술주와 함께 에너지업종이 조종 국면을 보이고 있어 국내 영향을 피할 수 없다"며 "다만, 지난 4월 이후 9월 이전까지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 따른 가격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그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기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더했다.

OECD가 발표하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4월 저점 이후 꾸준히 상승해 7월 기준 97.722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글로벌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지표"라며 "코로나19 1차 확산 이후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지만 과거 마이너스 유가와 같은 최악의 국면은 더 이상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라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유가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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