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까지 재정 부양책 협상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혀 장기물 위주로 가파르게 상승 반전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9bp 내린 0.74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2bp 오른 0.147%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8bp 하락한 1.537%를 나타냈다. 장 초반만 해도 1.610%로 고점을 높였지만, 한 달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1.5bp에서 이날 59.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은 부양책 관련 기대가 다시 실망으로 변해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였다.

재정 부양책이 통과되면 최근 둔화하고 있는 경기 회복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장기물 위주로 신규 국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 국채는 재정 부양책과 관련해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장 초반만 해도 시장 참가자들은 민주당의 11월 대선 완승(clean sweep)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11월 대선 트레이딩에 들어갔다. 첫 대선 토론 이후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격차를 벌리고 있다.

민주당이 백악관은 물론 의회를 장악할 수 있게 되면 더 공격적인 재정 지출이 가능해 미 국채수익률은 장기물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오전에 0.8%에 근접하기도 했다.

최근 4개월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던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폭탄급' 트윗이 나온 뒤 빠르게 상승세로 돌아섰다.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에 가팔라졌던 수익률 곡선도 다시 평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부양책을 거절했고 대선 후까지 협상팀에 협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썼다.

지난 몇 주 동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경기 부양책 협상을 위해 긴밀하게 접촉해왔다. 계속되는 협상에 부양책 타결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기대가 트윗 전까지는 가득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경제 전망 연설에서 재정 부양책을 촉구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 지원이 너무 적으면 가계와 기업이 불필요한 어려움을 겪게 돼 회복이 약해질 것"이라며 추가 부양 자금이 승인되지 않으면 비극적인 경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DRW 트레이딩의 루 브리엔 시장 전략가는 "지난주 부양 패키지가 실제 있을 것이고 비교적 빨리 나올 것이라는 생각과는 반대가 결과가 나오자 주가는 내려가고 국채는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 움직임을 볼 때 원조는 중단됐다"며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이런 발표에 반응하는 빠른 돈의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52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9월에 실시한 입찰 규모보다 20억 달러 컸다.

지난 8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확대돼 2006년 이후 최대폭의 적자 규모를 기록했다.

애곤 에셋 매니지먼트의 프랭크 리빈스키 수석 매크로 전략가는 "민주당의 싹쓸이 가능성과 관련해 "두 번의 토론이 남아있고, 한 달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11월 대선이 어떻게 치러질지 여론조사를 토대로 말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분석가는 "지난주 대선 토론 이후 조 바이든의 여론조사 선두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더 중요한 부분은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 주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해 유권자들이 지지로 돌아서면서 선거 결과 경합 위협, 법적 불확실한 상태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혐오하기 때문에 결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클수록 변동성 포지션 롱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LJ 캐피털의 스티븐 리 젠 유로존 최고경영자(CEO)는 "단기 우려, 장기 낙관론 사이에서 이분법을 보고 있다"며 "4분기는 물론 알려진 이유로 다소 까다로울 수 있으나, 시장에 대한 견해는 향후 분기에도 변함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식과 달러에 긍정적이며, 미 국채수익률에도 다소 긍정적"이라며 "2020년 마지막 분기에는 미국 선거, 브렉시트, 코로나19 2차 물결, 미국 예상 협상 등 여러 가지 이벤트가 있지만, 대부분의 이벤트 위험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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