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다음주 대선에 대비한 매도세가 지속해 하락했다. 대선 이후 경제 전망 속에서 수익률 곡선은 더 가팔라졌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0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4bp 오른 0.858%를 기록했다. 이번달 18.1bp 올랐다. 2018년 9월 이후 월간으로 가장 큰 상승폭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0.152%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4bp 상승한 1.637%를 나타냈다.

주간으로 2년물은 변동이 없었고, 30년물은 0.9bp 내렸다. 그러나 10월에는 각각 2.9bp, 18.4bp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8.2bp에서 이날 70.6bp로 확대됐다. 스프레드는 6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 국채의 강한 매도세가 이어졌다. 장 초반 투매 반작용으로 시장은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특히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는 데도 안전 피난처인 국채 가격이 하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지속했다.

이번주 S&P 500이 5% 이상 급락했는데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오히려 1.8bp 올랐다. 전통적인 헤지 수단으로 역할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헤지펀드들은 대선을 앞두고 가격 변동성을 피하고자 포지션을 줄이고 현금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기술주가 혼재된 분기 실적을 공개했고, 대선도 앞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3분기 예상을 웃돈 미국과 유럽의 GDP에도 4분기 경제 둔화 우려를 키우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일시 중지 버튼을 누른다는 진단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선 후 경기 부양책이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 정부 부채 증가 우려가 안전 피난처 매수보다 더 강했다고 진단했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 선거 후 재정 부양책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싹쓸이에 대비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길 경우 보다 공격적인 재정 지출 계획을 수립해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 국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엘리스 파이퍼 시장 전략가는 "지난주 주식 매도, 국채 랠리가 나온 뒤 평상시에 보지 못한 현상"이라며 "채권시장은 만약의 경우가 아니라 부양을 대비한 가격 반영 이외 사실상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블루웨이브로 끝난다면 부양책은 매우 크고 빠를 것이며 많은 공급을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월말을 맞아 전체 포트폴리오의 평균 만기를 벤치마크와 맞추려는 펀드매니저들의 국채 매입도 가세했지만, 매도세를 이기지 못했다.

냇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드루 브레너 국제 채권 대표는 "11월 3일 이후 새로운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미 국채의 효과적인 헤지 역할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가 어떻든 부양책은 있고, 블루웨이브(민주당 승리), 레드타이드(공화당 승리) 중 어떤 색이든 국채가 너무 많이 나올 것"이라며 "10년 국채수익률은 향후 1%로 다시 오를 수 있으며 현재 주식에 대한 최고의 헤지수단은 현금"이라고 강조했다.

블랙록의 러스 코에스테리히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민주당의 싹쓸이가 상당한 부채를 동반한 부양책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채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라고 강조했다.

RBC 도미니온 증권의 시몬 딜리 금리 전략가는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와 대선에 확실히 쏠리고 있다"며 "그날 밤 확실한 승자가 나올 수 있을지 일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시타델 증권의 마이클 드 패스 미 국채 트레이딩 글로벌 대표는 "미국이 대규모 재정 확장 프로그램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은 국채 공급을 흡수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롬바르드 오디에의 새미 차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국채는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에 충분치 않다"며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마이너스였던 독일 국채수익률은 팬데믹 이후 미 국채수익률만큼 하락하지 못하는 등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 모두 수년간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샤풀리 창업자는 "명확성이 임박했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용감한 일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분석가는 "시장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인데, 불확실성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어 방어적인 시장 움직임 강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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