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정부와 여당이 내년 하반기부터 현재 연 24%인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내리기로 확정한 가운데 저축은행업권에서는 정책금융상품인 중금리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의 변동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중금리 위주로 대출을 확장한 대형 저축은행들은 해당 기준이 얼마나 내려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마진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17일 국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당정협의에 따라 현행 대부업법(금융사)·이자제한법(사인 간 거래)에서 정하고 있는 법정 최고금리를 내년 하반기에 20%로 인하할 예정이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서민의 이자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면서 금융위는 법정 최고금리가 내려가는 만큼 정책서민금융상품 중 하나인 '햇살론17'의 금리 수준도 인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내려오게 되면 현재 17.9%가 적용되는 '햇살론17'은 그보다 더 내려오는 것이 맞다"며 "어느 정도 내리는 게 맞는지는 향후 시행과 관련해 여러 상황을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에 최근 중금리 신용대출 위주의 대출 성장을 이어온 저축은행업권은 중금리상품의 기준금리가 얼마나 내려갈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업권에서는 연 16~17% 수준을 중금리라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중금리 상품을 공시한 저축은행 24곳의 대출금리를 살펴보면 신용등급 1~3등급을 제외한 구간의 평균 대출금리가 14.6%로 집계됐다. 대출금리 구간의 최고수준으로 평균을 냈을 때는 16.89%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이 중금리상품 이외에 일반 신용대출로도 중금리 구간의 대출을 판매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10% 후반대에 중금리가 형성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금리상품을 기반으로 최근 대형저축은행들은 대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기준으로 금리 연 18% 이하의 신용대출을 취급한 비중이 전체 신용대출의 70%에 달했다. 해당 비중이 오케이저축은행의 경우는 46%, 웰컴저축은행은 54%, 페퍼저축은행은 69% 등으로 집계됐다.

이러다 보니 햇살론17 등 정책중금리상품들의 기준이 하향 조정된다면 저축은행의 자체중금리상품과 일반신용대출의 중금리 구간대 금리가 조정될 수밖에 없어 저축은행의 마진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지금 얼마만큼 내렸을 때 마진이 가장 많이 남을지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와 마찬가지로 회사를 운영한다고 하면 결국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햇살론17이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저축은행들이 자체 중금리상품의 금리를 무조건 내릴 필요는 없으나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저축은행들은 예전부터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많이 해왔다. 중금리상품 확대도 이러한 대비의 일환이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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