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갔다고 본 시장은 증시와 회사채 시장만이 아니다. 채권시장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치 역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강해졌다.

3일 배런스에 따르면 국채와 같은 만기의 물가연동국채(TIPS)의 수익률 격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실제 향후 10년 동안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10년 BER(breakeven rate)는 1.87%를 기록했다.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BER 역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 따른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이 주된 원인이었다. 10년 국채수익률은 경제 전반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차입비용의 벤치마크다.

전략가들은 이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을 우려의 근거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해야 할 이유로 보기보다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계속되는 전 세계 경제 회복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정치권의 경기 부양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30년 BER만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 10년 BER는 1.9%를 밑돌고, 5년 BER는 1.78%다.

또 연준이 행동에 나설 방아쇠로 2%의 BER를 사용하는 게 정당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TIPS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고정되는데, 연준은 경제분석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다.

연준은 이미 평균물가목표제라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 접근에 변화를 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마크 카바나 전략가는 "올해 팬데믹의 부진에서 가파르게 반등할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수치가 내년에 기억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며 "석유, 여행, 기타 물품 가격은 팬데믹 시작과 동시에 봉쇄와 시장 혼란으로 급락했는데, 내년 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는 올해 침체한 수준과 비교했을 때 급증세"라며 "CPI 상승세가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며, 연준은 경제가 정말 뜨겁게 돌아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기대, 국채수익률 상승은 10월 말 이후 달러 하락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번 주 1.2% 이상 내렸고, 지난 3주 동안 2.3% 떨어졌다.

달러 하락은 사실상 전 세계 무역과 경제에 좋은 징조가 될 것이라고 월가 전략가들은 진단했다.

TS 롬바르드의 다리오 퍼킨스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미국 통화의 약세는 글로벌 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좋은 소식"이라며 "무역은 늘어나고 금융 여건은 개선되고 위험 선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과 그에 따른 차입 비용 증가로 인한 부정적인 경제 영향을 막을 선택지도 가지고 있다. 장기물 국채를 더 사는 것이다. 이미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그 방법과 시기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카바나는 "연준이 오는 15~16일 회의에서 장기물 국채 매입을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의 중요한 동인은 인플레이션보다는 경제 회복"이라며 "더 장기적인 성장 기대는 지금 현저히 낮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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