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이는 강한 채권 수요가 잠재 수익률을 어떻게 줄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저널은 강조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명목과 인플레이션 조정 10년 미 국채 간 수익률 차이로 나타내는 향후 10년 동안의 연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1.89%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즈의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1.85%다.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뒤 투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인 실질 수익률은 미 국채에서는 이미 수개월 전 제로 이하로 내려갔다. 그러나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 기록 중 처음으로 지난주 이런 현상이 회사채로도 확대됐다.

저널은 이 두 가지 상황이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채에서 실질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자 더 나은 수익률을 위해 투자자들은 더 위험한 자산을 매입했다. 이런 흐름 속에 많은 투자자가 회사채로 돌아섰고, 최근 몇 달 동안 회사채 수익률이 신저가를 기록하게 됐다.

실질 국채수익률을 나타내는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은 현재 -0.97%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회사채를 매입하면서 여전히 의미 있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브레킨리지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니콜라스 엘프너 리서치 공동 대표는 "대부분의 개인과 기관은 100%를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없다"며 "이에 따라 선택은 회사채를 사느냐가 절대 아니라 국채와 비교해 얼마나 사느냐는 것이며, 투자등급 채권은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회사채 실질 수익률 하락은 경제 낙관과 관련이 있다. 10년 미 국채수익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진전, 백신이 내년 보급될 때까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지출 법안 기대 등에 1%를 향해 올랐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929%로, 전 거래일의 0.967%에서 내렸다. 그러나 11월 4일의 0.768%에서는 올랐다. 빠른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결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전망이 개선되면 국채수익률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 따라 시장 기반 인플레이션 기대도 동시에 올랐다. 전망이 개선되면서 기업들이 채무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기 때문에 회사채 수익률이 떨어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채 수익률 하락은 반가운 소식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각할 수 없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서다.

지난주 뉴욕멜론은행은 0.386%에 3년 만기 회사채 7억5천만 달러를 발행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계열사인 LCD에 따르면 3년물 기준으로 역대 최저 금리다.

마켓엑세스에 따르면 유통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2022년 만기 회사채는 지난 1일에 0.196%에 거래됐다. 미 국채수익률과 비교했을 때 0.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앤드루 카프 글로벌 투자등급 자본시장 대표는 "현금을 조달하고 채무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기업들이 최근 몇 개월 동안 많은 작업을 했기 때문에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은 올해 기록적인 속도에서 내년에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기업들은 역사적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금리 수준에서 장기 금리를 고정할 기회에 여전히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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