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재정 부양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장기물과 단기물이 엇갈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5bp 하락한 0.913%를 기록했다. 장중 0.90%를 하회하기도 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8bp 내린 1.659%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8bp 상승한 0.14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78.7bp에서 이날 76.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의회가 새로운 코로나19 지원 재정부양책을 여전히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미 국채시장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입원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팬데믹이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확산을 막기 위한 경제 제약 조치도 속속 나오고 있다. 빠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는 물러나는 상황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회복 속도를 가늠할 코로나19 백신 배포가 미국에서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미 의회는 셧다운을 피하고자 정부 자금 계획에 새로운 지원책을 추가하길 원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지원책과 1년 지출 법안에 대한 합의는 지연되고 있다. 의원들은 코로나19 재정 부양책 협상을 모색하면서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해 애썼지만, 부양 체크와 책임 보호, 주와 정부 지원 등의 문제를 두고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생산성은 4.6% 늘어나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1% 문턱에 가까워졌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들어 연속 하락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560억 달러의 3년물 국채 입찰 수요는 약했다. 이번 주 쿠폰이 있는 3번의 입찰 가운데 첫 번째였는데, 시장 거래 수준보다 더 높게 발행 금리가 결정됐다.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우려 역시 장기물 미 국채 값 상승에 일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월 31일 데드라인 전까지 유럽연합(EU)과 무역 합의를 확보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티코 파트너스의 스티브 페이스 금리 전략가는 "이번주가 시작되기 전 9천억 달러 정도의 부양 패키지를 둘러싼 희망으로 모든 좋은 소식을 가격에 반영했다"며 "그러나 의회는 다시 삿대로 노를 저을 때까지 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캠브리지 트러스트의 에릭 주사움 채권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재개 계획과 경제 회복 속도를 결정할 백신이 얼마나 빨리 이용할 수 있을지 가늠하려 애쓰고 있다"며 "뚜렷한 일정이 없어 환호는 약간 미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베스코의 조지나 테일러 멀티에셋 펀드매니저는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추가 봉쇄의 가능성이 있는데, 특히 미국에서는 그렇다"며 "백신에서 좋은 소식이 나와 이를 종식할 수 있다는 기대,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백신이 나오지 못한다면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밀고 당김이 있다"고 말했다.

미라부드 에셋 매니지먼트의 게로 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긴급 구제책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돕기 위해 필요하다"며 "고용시장 개선세가 눈에 띄게 둔화해 아직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W. 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테인 국채·기관 트레이딩 대표는 "투자자들은 이미 1조 달러 이상의 경기 부양책을 예상한다"며 "의회가 몇 주 안에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몇 달째 부양책을 기다리고 있다"며 "1조 달러의 부양책이 10년물 국채수익률을 1% 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채수익률이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유지되는 한 가지 요인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다. 연준은 단기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고, 수십억 달러의 채권을 사들이면서 차입 비용을 낮게 유지하는 방법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밀스테인 대표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좋은 매수 포인트였던 0.95% 선까지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국채수익률이 다시 하락하자 차익 실현을 모색하고 있다"며 "올해 레인지 트레이딩이 큰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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