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단기 자금시장이 연말에도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숨은 공로가 재조명되고 있다.

31일 채권시장과 인포맥스 레포 일별 금리(화면번호:2724)에 따르면 전일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는 0.67%를 기록했다.

지난 22일(0.58%)에 비해 10bp 정도 높아졌지만, 연말이라는 계절적 특수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레포 금리를 기준금리 대비 10bp 정도 높은 수준에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상 연말에는 단기 자금시장이 빡빡하게 돌아간다. 자산운용사는 펀드 환매, 증권사는 대고객 RP 출금 등에 대응해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줄어서다.

주로 유동성 공급 역할을 하는 은행들은 연말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등 규제 비율 충족을 위해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려는 양상을 보인다.

실제 지난주에는 장중 RP 금리가 치솟는 등 자금 수요자가 계약 체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금시장이 안정을 찾은 데에는 한은의 역할이 컸다.

한은은 지난 24일 RP 매각 자금의 만기가 16조 원 도래했는데, 이 중 11조4천억 원만 흡수했다. 4조6천억 원을 시장에 푼 셈이다.

RP매각은 시장의 유동성을 회수하는 수단인데, 규모를 줄였다는 것은 유동성을 공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안 계정의 입찰 규모도 축소하는 등 단기 자금시장의 유동성 공급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같은 경우는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등 자금시장이 타이트했기 때문에 올해는 최대한 여유롭게 풀어주려 하고 있다"며 "말일인 오늘도 문제가 없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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