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민주당이 상원마저 장악할 가능성이 커져 큰 폭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월 이후 처음으로 1% 선을 뚫고 올라갔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8.6bp 상승한 1.041%를 기록했다. 장중 1.059%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1.4bp 뛰어오른 1.819%를 나타냈다. 장중 1.838%까지 올라 최근 8개월 이상 최고치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2bp 상승한 0.143%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83.4bp에서 이날 89.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상원의 다수 정당을 결정할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의 전승 가능성이 짙어져 미 국채시장은 장기물 위주로 급락세를 보였다.

2년과 10년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2017년 이후 가장 벌어졌고, 5년과 30년 격차는 2016년 11월 최대를 기록하는 등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다.

2개 선거구 중 한 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현역의원을 꺾고 역전승했으며, 나머지 1곳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역전극을 펼쳤고 승리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대선 승리에 더해 하원, 상원까지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새 행정부의 국정운영 추진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의회 양원 모두 통제력을 갖게 될 경우 더 공격적인 추가 부양책 통과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지난 4일 채권시장이 향후 10년 동안 기대하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대를 뚫는 등 물가 상승 기대가 치솟았다.

대규모 부양에 따른 강한 성장 회복세, 인플레이션 부담, 장기물 중심의 추가 국채 발행 가능성도 커져 미 국채수익률은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 영향으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강한 저항을 받던 1% 선을 돌파했다. 팬데믹 초기였던 지난 3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기준으로 잠시 0.4%를 하회하기도 했다. 이후 여름 대부분 0.66% 근처에 머물렀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양적완화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 테이퍼링 가능성을 거론한 점 역시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공개된 12월 의사록에서도 점진적인 테이퍼링을 많은 위원이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제지표 부진에 장 후반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장 막판 미 국채 매도세는 다소 잦아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미국의 지난해 12월 민간고용은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과 달리 4월 이후 첫 감소세를 나타냈다.

라보뱅크의 분석가들은 "재정 수요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이론에서 수익률곡선 스티프닝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주식시장이 덜 우호적인 세금, 규제 환경에 겁을 먹는다면 이는 한가지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제퍼리스의 분석가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의회가 또 다른 1조 달러의 재정 부양책을 통과할 것"이라며 "이는 향후 2년 동안 경제 성장에 약 2%포인트를 더하며, 2024년이 아닌 2023년 초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야기하고 국채에서의 대규모 매도라는 실질적인 위험도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마크 다우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란 물결이 아니라 파란 잔물결"이라며 "민주당은 좀 더 급진적인 지출과 정책 의제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의석이 필요하며 바이든 행정부는 장애물에 직면하게 되며 다른 방법보다 재정적인 지출이 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니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가이 레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2곳 모두 민주당이 승리하면 상원의 정당 통제력이 좁혀지고, 인프라 지출 법안은 물론 더 큰 재정 부양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런 프로그램에서는 두 가지가 일어나는데, 하나는 더 큰 재정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 나머지는 더 장기 듀레이션 국채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통상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과 관련된 움직임이 나타나는데, 공급이 늘어나면 약간 더 국채수익률을 밀어 올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즈의 케빈 월터 국채 트레이딩 공동 대표는 "지출 확대 예상이 더 많은 장기물 공급,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해석됐다"며 "이 결과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DBS 은행의 유진 로우 금리 전략가는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보급된 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약 1.3%까지 오를 수 있다"며 "시장은 현상 유지에 포지셔닝해왔지만, 민주당 물결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누빈의 토니 로드리게즈 채권 전략 대표는 "올해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성장에는 어려움이 있고,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더딘 백신 배포로 1분기는 울퉁불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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