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TIPS 수익률 플러스 전환



(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경제 회복 기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다시 하락했다.

10년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6주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으며 30년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8bp 상승한 1.344%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35%를 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2bp 오른 0.109%에 거래됐다. 이번주 거의 변동이 없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6.4bp 상승한 2.140%를 나타냈다.

이번주 10년과 30년 국채수익률은 각각 14.5bp, 13.7bp 올라 지난달 8일 주간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17.9bp에서 이날 123.5bp로 확대됐다. 수익률 곡선은 2017년 2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가팔라졌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경제 지표가 호조세를 보여 최근 고용 부진으로 잠잠해졌던 리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높아졌다. 올해 강한 경제 성장, 억눌렸던 인플레이션이 고조될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며 장기물 위주로 수익률은 점차 상승폭을 확대했다.

IHS 마킷에 따르면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는 1월보다 하락했다. 다만 사상 최대 수준에서 소폭 후퇴한 것으로 최근 10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비스업 PMI는 7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 시장 예상도 상회했다.

1월 기존주택판매는 시장 예상과 달리 증가세를 이어갔다. 재고 부족에도 활발한 매매가 이뤄져 경제 회복을 뒷받침했다.

새로운 코로나19 부양책 기대도 유지됐다. 3월 14일 이전 타결을 위해 하원은 1조9천억 달러의 부양책을 추진 중이다. 더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그동안 아껴뒀던 돈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큰 재정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팬데믹에서 경제가 받은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한 부양책을 지지했으며 "인플레이션이 위험이지만 10년 넘게 매우 낮았고 연준 등이 대처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진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국채의 고정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장기물은 인플레이션이 취약하다.

이번주 10년과 30년 국채수익률 거래 범위는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으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10년의 경우 지난 한 달 동안만 해도 1%에서 1.2%에서 움직였지만, 이제는 1.35%도 넘보고 있다.

올해 들어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고전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올해 들어 30년물 국채는 9.4% 내려 2013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30년물 TIPS 수익률은 0.029%를 기록하며 0% 선을 넘어섰다. 전일 90억 달러 규모의 입찰이 약한 영향으로 이날 수익률은 더 올랐다. 10년 TIPS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30년 TIPS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펀더멘털 적인 근거를 구축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연준의 오랜 기간 완화적인 게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다음주 2년과 5년, 7년물 입찰에 나선다.

보겔 금리 전략가는 이날 국채수익률 상승에 대해 "증시에 약간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돌아왔고, 더 위험선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국채시장은 재무부가 부양 자금을 지급하기 위해 더 많이 차입해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가격에 다시 반영하고 있다"며 "유럽 국채수익률 상승 역시 국채수익률 상승 모멘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ING의 안토인 부벳 금리 전략가는 "금리는 추가로 반등하겠지만, 속도를 조절하며 현 수준에서 높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명히 너무 빠르다"고 지적했다.

보겔 전략가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펀더멘털을 넘어 움직이고 있다"며 "이번주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일부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진입 포인트가 만들어졌으며, 이런 급등세가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모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떤 종류의 후퇴도 기대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모멘텀 트레이드의 실수는 촉매 없이 너무 빨리 흐름을 역행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르디아의 세바스티안 갈리 분석가는 "부양책 자금 마련을 위한 신규 국채 발행 전망이 국채수익률을 높일 것"이라며 "그러나 연준은 상승 흐름을 완만하게 하기 위해 매입 듀레이션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커브 스티프닝은 절대적인 수익 전략으로 충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ING의 패드랙 가비 미국 지역 리서치 대표는 "경제지표에서 뚜렷한 방향이 없고, 위험 자산이 약해진다면 국채수익률에서 상승 추세 열기는 더 식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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