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다가온다고 보고, 투자자들은 이를 준비하고 있다. 국채수익률은 계속 오르고, 주식 투자자들은 고성장 기술주에서 항공과 같은 경제 회복의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게 단적인 예다.

그러나 국채시장 일부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열기가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이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조마조마 해하는 금이나 가상화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명목 국채수익률과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차이를 BER이라고 부른다.

5년 국채와 5년 TIPS 수익률 차이인 5년 BER는 최근 며칠 동안 2.4%로 치솟았다.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인플레이션이 고조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저널은 수면 아래에서는 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 BER가 장기 BER를 웃도는 것이다. BER 곡선 역전으로 알려진 이는 극도로 드문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이후 하락할 것이라는 점을 나타낸다.

실제 10년 BER은 2.15%, 30년은 2.1%다.

팩트셋에 따르면 2008년 7월 이후 5년 국채수익률이 10년을 넘어선 적은 없다. 또 5년과 10년 수익률 격차는 어느 때보다 가팔라졌다.

저널은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표결에 부쳐질 1조9천억 달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에 단기적인 자극제가 될 뿐, 영향은 단명할 것이라는 한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골드만삭스 추정에 따르면 부양 자금의 4분의 3 이상이 부양 체크, 기타 소득 지원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약속과 달리 인플레이션 억제와 2%의 목표치 근접을 위해 신속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기대의 신호로 BER 커브 역전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라일리 최고투자전략가는 "평균물가목표제라는 연준의 약속에 첫번째 시험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라며 "인플레이션을 볼 때까지 연준은 긴축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2주 동안 10년 BER가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를 고려해 실질 수익률로 알려진 10년 TIPS 수익률이 올랐다는 점은 이런 생각을 뒷받침한다"며 "이런 조합은 일반적으로 더 약해진 성장률 전망이나 더 높아진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통상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연방기금선물시장에서 9월에 25bp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11%를 나타내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0%였다.

시장이 단순히 잘못 알고, 정부의 부양 지출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마지막 해석이 가능하다고 저널은 진단했다.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트의 알베르토 갈로 글로벌 신용 전략 대표는 "미국의 생산성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뤄지면 건강한 인플레이션이 더 길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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