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이번주 대규모 국채 입찰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급락했던 지난주 흐름을 되돌리며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7bp 하락한 1.682%를 기록했다. 지난 9일 이후 하루 하락폭으로는 가장 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7.0bp 내린 2.381%를 나타냈다. 2월 26일 이후 가장 낙폭이 가팔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과 같은 0.14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8.0bp에서 이날 153.8bp로 축소됐다. 수익률 곡선은 2015년 이후 가장 가팔라진 상태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인플레이션, 예상보다 빠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우려, 은행들의 SLR(보완적 레버리지비율) 완화 종료 등 미 국채시장을 끌어내린 요인이 최근 급락세로 일부 소화됐다는 인식 속에서 저가 매수가 나왔다.

시장은 미 국채에 또 다른 압력으로 작용했던 SLR 완화 조치의 경우 선반영된 측면이 강하고,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 기간 연준은 은행이 보유한 국채와 지급준비금을 필요 자기자본 산출 대상에서 제외해 줬다. 이 SLR 면제 조치가 종료될 경우 은행이 비용 부담으로 국채를 내다 팔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지난주 10년과 30년 국채수익률은 10bp 정도씩 올랐다. 10년 국채수익률은 7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고,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7%를 웃돌기도 했다.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1천830억 달러의 국채 입찰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베팅도 숨 고르기를 보였다. 연준이 추정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물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베팅이 최근 장기물 위주로 미 국채를 짓눌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주 내내 계속된다. 파월 의장은 국제결제은행(BIS) 행사에서 "가상화폐는 투기적 자산으로 유용한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다"고 말했으며 통화 정책이나 경제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오는 23~24일 하원과 상원에 출석해 증언한다.

미 재무부가 화, 수, 목에 실시하는 60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610억 달러의 5년물, 620억 달러의 7년물 입찰은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기조 재확인 이후 시장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달 7년물 국채 입찰 충격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경계감도 여전하다. 당시 매우 약한 입찰 수요가 국채 커브 전반에 극적인 매도세를 일으켰다.

미 국채시장은 리라화 불안이 이머징마켓 통화로 번지지 않는지 주시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고금리에 대해 자신처럼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새 인물로 중앙은행 총재를 전격 교체하면서 리라 가치는 급락했다.

트레저리 파트너의 리처드 세이퍼스테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 성장은 강할 것이고, 2분기 인플레이션은 기저효과로 올라갈 것"이라며 "거의 1년 전만 해도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만큼 앞으로 인플레이션 수치를 왜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하반기 동안 인플레이션 수치는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터키뿐만 아니라 전세계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는 높아졌지만, 간밤 고품질 자산으로의 대규모 자금 이동은 없었다"며 "터키가 환율 혼란으로 복귀함에 따라 수 주 동안 지속된 미국 중심의 낙관론에는 불리하지만, 위험자산 모멘텀을 지연시키지는 않는 관측에 힘을 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통화 전략 대표는 "리라 급락으로 이머징마켓 자산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해졌다"며 "미 국채수익률 궤적에 대한 우려에 더해진 리라 급락은 전반적인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큰 거래 환경이 충분히 조성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벤자민 제프리 채권 전략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의미 있는 마무리가 없었다는 점을 볼 때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75%에 이른 뒤 약간의 강세 플래트닝 쪽으로 치우친 다지기 기간으로 전환했음을 엿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캐피털의 패트릭 래리 수석 시장 전략가이자 선임 트레이더는 "시장은 여전히 연준이 고용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도록 둘 것이라는 사실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국채수익률은 연준에게는 충분히 낮은 수준이며 어느 시점에 변화가 있을지, 그 수치는 얼마일지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5년물은 들인 돈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일부 위험 조정 이익을 얻을 기회"라고 조언했다.

LGIM의 벤 베넷 투자 전략·리서치 대표는 "국채수익률이 더 떨어지기는 어렵다"며 "국채는 어느 정도의 헤지 능력을 상실해 헤지 수단으로 덜 적당해졌다"고 지적했다.

BOA 증권은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올해 말에 2.1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1.75%에서 상향 조정한 것이다.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는 "국채 매도세는 상당 부분 다됐을 수 있다"며 "시장은 중립 금리로 2.35%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연준의 낙관적인 전망과 일치한다"고 진단했다. 중립 금리는 기금금리가 완화적이지도, 제한적이지도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이론적인 수준을 말한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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