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7년물 입찰이 두 달 연속 부진한 여파로 소폭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1bp 상승한 1.614%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3월 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0bp 오른 2.334%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8bp 하락한 0.13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7.0bp에서 이날 147.9bp로 확대됐다. 수익률 곡선은 2015년 이후 가장 가팔라진 상태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우려했던 7년물 국채 입찰 결과가 미 국채시장에 부담을 줘 10년과 30년 국채수익률은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다만 분기말 리밸런싱 수요가 국채로 몰릴 수 있다는 관측에 국채수익률은 장중 고점에서 후퇴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입찰 이후 1.642%까지 올랐다.

미 재무부는 이날 오후 입찰을 통해 620억 달러 규모의 7년물을 1.300%에 발행됐다. 입찰 당시 평균 수익률인 1.275%보다 2.5bp 높은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응찰률은 2.23배로, 6개월 평균인 2.28배보다 다소 낮았다. 2월의 2.04배보다는 높았다.

앞서 2년, 5년과 달리 7년물 입찰은 또다시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수익률 곡선 전체 투매를 촉발했던 7년물 입찰보다는 좋았다. 당시 발행금리는 시장 거래 수익률보다 4.4bp나 높았다.

웰스파고의 재커리 그리피스 매크로 전략가는 "대체로 좋은 신호는 아니었으며, 발행금리 차이가 컸다"며 "다른 것은 거의 나쁘지 않았으며, 7년물은 입찰 수익률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입찰을 통해 국채시장은 전반적으로 진정됐지만, 앞으로도 계속 입찰에 주목할 것"이라며 "국채수익률이 오른 만큼 수요가 어디에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 분명하지만, 올해 쿠폰 부문 공급은 매우 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D 증권의 제나디 골드번그 금리 전략가는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현재 공급 이벤트가 위험하다는 것을 상기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7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1.293%까지 높아졌다가 1.217%로 후퇴했다.

국채시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경기부양책에 착수하고, 수 조달러의 인프라 지출을 계획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채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요인으로, 미 국채시장에는 또다른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급등했던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들어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주 한때 1.75%를 웃돌던 10년 수익률은 이날 또다시 장중 1.6%를 하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 등 유럽의 상황이 좋지 않아 초 안전자산인 미 국채의 매력이 살아났다. 유럽 국채수익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도 미 국채를 지지하고 있다.

미국의 회복세는 지표로도 확인됐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68만4천 명으로,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4.3%로, 잠정치인 4.1%를 상회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언젠가 지원 프로그램을 결국 철회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 다만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공영 라디오(NPR)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경제가 거의 완전히 회복됐을 때 매우 점진적으로, 매우 투명하게 위기 동안 제공했던 지원을 철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뜨거워지고 있어 연준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연준은 2023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시장은 내년 정도를 내다보고 있다.

노르디아의 세바스티엔 갈리 선임 매크로 전략가는 "성공적인 국채 입찰 이후 수익률 곡선은 정착되기 시작했다"며 "평균물가목표제 하에서 연준의 대응 기능에 펀더멘털 적인 이견이 있어도 연준이 예상하지 않는 2023년에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과도하지는 않겠지만 목표치를 웃돌아 연준이 조기에 긴축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며 "연준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악사 인베스트먼트의 닉 헤이스 액티브 채권 자산 배분, 토털 리턴 대표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한때 2%에 이를 수 있다"며 "그러나 1.60~1.80% 수준에서는 약세 완화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금리 인상 기대감에서는 연준을 앞서 나가고 있다"며 "1.70% 근처의 10년 국채수익률은 2022년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한 것인데, 연준이 반영한 금리 인상 시점은 2023년"이라고 덧붙였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사람들은 적자와 다가오는 인프라 프로그램에 대해 정말 걱정하기 시작했다"며 "이날 부진한 입찰은 이런 우려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국채 매수세에서 손을 떼고 있으며, 너무 많은 국채 물량이 다가오고 있어 국채수익률을 심각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2021년 1분기 북 클로징으로 주식에서 빠져나와 채권으로 들어오는 자금 이동과 관련된 자금 흐름에 집중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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