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블록버스터'급 경제 지표에도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베팅 매도를 멈추고, 숏포지션에서 차익실현 움직임을 보여 소폭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5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3bp 하락한 1.718%를 기록했다. 장중 1.741%까지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1.4bp 내린 0.172%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5bp 하락한 2.361%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3.5bp에서 154.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경제지표가 강한 경기 회복을 가리켰지만, 빠른 시장 움직임으로 선반영됐다는 인식에 미 국채 값은 올랐다. 유럽 대부분의 지역이 부활절 월요일로 여전히 휴장한 가운데, 중국 등도 거래가 없어 시장은 한산했다.

'성금요일' 휴일에 발표된 3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이어 이날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표도 팬데믹 충격이 컸던 식당, 호텔, 다른 레저 부문이 강하게 반등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3.7로, 전문가 예상치 59.2와 전달의 55.3을 모두 크게 웃돌았다. 특히 한 달 사이 빠른 회복 속도가 눈길을 끌었다.

투자자들은 강한 재정 부양책, 빠른 백신 배포에다 3월 고용보고서도 놀라움을 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빨리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보고서 발표 당일 금리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5년과 7년물 국채에서 특히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이런 약세 흐름은 트레이더들이 다시 한번 빠른 경기 회복 속에서 연준이 현 기조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이다. 점도표상 연준 대부분의 위원이 2023년 이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과 달리 시장 참여자들은 2022년 말까지 한 번의 금리 인상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움직임으로 한차례 소화한 만큼 국채수익률은 장중 고점에서 빠르게 후퇴했다. 고용보고서나 서비스 지표 등도 시장 가격에 이미 녹아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캔토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금리 분석가는 "고용보고서가 국채수익률을 지지했고 영향도 이어졌다"며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를 앞당겼지만, 여기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이런 움직임이 약간 너무 빠르다고 느꼈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 2조3천억 달러의 인프라 법안이 다가오지만, 이전 부양책과 달리 몇 년에 걸쳐 지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에서 패닉성 매도도 없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자금 조달과 관련해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얼마나 많은 국채 발행이 필요한지도 아직은 불명확해서다.

앞서 1조9천억 달러의 팬데믹 부양 법안이 통과됐을 때 트레이더들은 인플레이션과 적자 전망을 재평가하면서 국채를 내던졌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백신이 나머지 나라와 비교해 미국의 활동을 빠르게 이끌고 있으며 ISM 지표에서도 나타났다"며 "경제가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광범위하게 재개된다면 장기 국채수익률은 여전히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은 연준이 완전고용에 대한 새로운 정의에 집중하고,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2%를 넘도록 내버려둔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베팅을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 트레이더들에게 중요한 것은 인프라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 것인가"라며 "지금까지 통과된 긴급 지출의 상당 부분은 신규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됐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법인세 인상을 통한 인프라 자금 조달에 관심을 보여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버코어 ISI의 스탠 시플리 채권 전략가는 "국채수익률 상승 추세는 여전히 확연하고, 10년물이 연말까지 2%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채수익률에 하락 압력을 주는 계절적 요인이 있을 수는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국채수익률이 약간 주춤하고 있다"며 "3월 중순부터 10년물이 이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ING는 "강한 경제 지표로 인해 시장이 예상하는 연준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제약이 완화되는 데다 부양책이 경제 회복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고용과 물가 압력이 함께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2022년 금리 인상 전망을 점점 더 가격에 반영하는 시장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준은 3월 회의에서 단기금리 변동이 없다고 썼지만, 이는 바뀔 것"이라며 "6월 회의에서 연준의 자체 전망에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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