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예상보다 이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대가 다소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서 상승세를 지속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2bp 하락한 1.656%를 기록했다. 최근 2주 동안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4bp 떨어진 2.317%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1.3bp 내린 0.15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4.6bp에서 149.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3월 비농업 고용보고서, 20년 이상 만에 가장 높은 서비스업 활동 지표를 소화한 뒤 새로운 거래 범위를 탐색하며 안정세를 유지했다.

특히 지표 호조,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장기물 국채수익률에 너무 공격적으로 반영됐다는 인식이 더욱 확산했다. 이 때문에 연준의 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5년물과 7년물이 이날 국채수익률 하락을 이끌었다. 고용과 서비스업 지표 호조 속에서 앞서 이 두 만기물이 두드러지게 올랐다.

또 3월31일이 지난 뒤 일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돌아와 미 국채시장을 지지했다고 시장 참여자들은 전했다.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일본 투자자들은 대차대조표 향상을 위해 통상 국채와 같은 미국 자산을 팔고 자국으로 송금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탄탄한 경제 지표로 팬데믹에서 고통받던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날 발표된 2월 채용공고도 최근 2년여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점이 지난주 발표된 3월 고용보고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많은 트레이더는 이미 한 단계 레벨을 높인 장기물 국채수익률에 이런 좋은 경제 지표가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높아진 국채수익률이 추가로 더 오르기 위해서는 다음 촉매제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에티코 파트너스의 스티브 페이스 채권 매니징 디렉터는 "수익률 곡선 중간 부분에 오버슈팅이 있었고, 지금은 금리 인상 가격 반영에 다시 반응하고 있다"며 "5년물은 요즘 모든 이의 마음속에 있는데, 연준의 점도표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2023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가장 유동성이 좋은 이자율 시장인 유로달러 선물시장은 2022년 12월까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반영하고 있다.

페이스 디렉터는 "생각보다 빨리 금리를 인상하면 성장의 항해에서 바람을 제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가열되는 상황에서 오는 7일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의사록이 국채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하나의 이벤트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 위원들이 경제 전망과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어떤 시각을 보였는지 좀 더 명확한 내용을 알고 싶어한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경제 지표 호재 폭발, 탄탄한 주가 상승에도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들어 조용한 거래 속에서 견뎠다"며 "불행하게도 몇 주 동안 금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이른 결론에 도출하기에는 너무 조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국채수익률이 매수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높으면서도 잠재적인 가격 랠리를 막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낮다"고 진단했다.

MUFG의 리 하드먼 통화 분석가는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단기적으로 달러와 미 국채수익률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최근 가격 움직임은 많은 좋은 소식이 현재 가격에 더 잘 반영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국채수익률이 8월 초 저점을 기록한 이후 8개월 동안 올랐는데, 상승세가 상당히 길어지고 있다"며 "향후 상승폭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돈 엘렌버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과열되도록 두겠다'고 말했던 것을 고수할 것"이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오버슈팅에 패닉성 반응으로 금리를 올릴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TD증권과 바클레이즈는 시장의 금리 기대가 가격에 잘못 반영돼 있다며 5년물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TD증권은 "인플레이션 과열과 포괄적인 고용시장 회복을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기준선은 여전히 높다"며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상당한 고용시장 개선이 필요하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 테이퍼링을 완료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기 연준의 인상 위험을 지나치게 가격에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을 5~10bp 추가로 올렸어야만 했던 응축된 약세 야망이 중단돼 결국 국채수익률 하락이라는 결과로 해결됐다"며 "최근 경제 지표에서 약세적인 반응이 없었고, 국채 값 랠리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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