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역시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보여 최근 상승 안정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1bp 하락한 1.632%를 기록했다. 3월 25일 이후 가장 낮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2bp 내린 0.149%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4bp 떨어진 2.322%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0.2bp에서 148.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국채시장은 조정 통합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과열, 예상보다 이른 연준의 조기 긴축 등 시장의 기대가 다소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서 자체 조정이 나왔고, 2분기 들어 국채수익률은 안정세를 보인다. 1분기 동안 94bp나 올라 2016년 4분기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최근 고점 1.77%를 기록한 뒤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의 금리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5년물 국채수익률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블록버스터급 3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뒤 지난주 2022년 12월까지 당겨졌던 연준의 첫 금리 인상 시점은 2023년 3월 정도로 후퇴했다.

30년물 등 초장기물 국채수익률은 재정 부양책, 이에 따른 국채 공급 우려로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제한됐다. 다음주 3년, 10년, 30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전일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이어 파월 의장도 예상대로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자산 매입을 줄이려면 목표를 향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시적으로 물가가 오를 수 있지만, 지속적이지 않다고 보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지 않았다.

연준 위원들은 경제에 낙관하면서도 인플레이션과 고용 목표까지는 멀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했다. 목표까지 상당한 추가 진전이 현실화해야 한다며 자산 매입 테이퍼링까지도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고용 회복세는 정체됐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팬데믹 이후 최저치에서 2주 연속 증가해 70만 명대를 유지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엘리스 파이퍼 채권 리서치 매니징 디렉터는 "금리 가속이 꽤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에 연준이 비둘기파 기조에서 약간 약해질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지만, 연준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일부 연준 위원의 약간 주춤한 모습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비둘기파들이 계속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ING의 패드랙 가비 미국 지역 리서치 대표는 "금리시장은 최근 몇 거래일 동안 더 지지를 받으며 거래됐다"며 "집단 면역을 향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할을 둘러싼 우려가 깊어진 것 때문인지, 부활절 연휴 이후 짧은 주간의 영향인지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사라 허윈 유럽·미국 리서치 대표는 "연준은 지난 회의 이후 경제 지표에서 나타난 일부 개선세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매우 높은 고용 수치를 고려하겠지만, 현재 경제의 힘이 얼마나 지속할지 불확실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최근 부양 체크를 소비보다는 저축하고 빚을 갚는 데 쓰고 있는데, 이를 볼 때 연준이 현 단계에서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는 게 맞다"며 "아직도 연준 입장에서는 생산 격차가 크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회복하고 한동안 목표치를 상회하기 위해서는 생산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버코어 ISI의 스탠 시플리 채권 전략가는 "코로나19 발병률이 하락하면서 실업청구가 줄어들 것"이라며 "전체적인 지표를 볼 때 고용시장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국채수익률에는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향후 3주 동안 국채 공급이 쉬지 않고 이어질 것"이라며 "이 수준에서 다음 주까지 국채수익률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10년 수익률의 경우 다음주 쉽게 1.75% 정도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BNY 멜론의 샤믹 드하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국채시장 매도세 이후 상대적인 기준에서 미 국채수익률이 대부분의 국채수익률보다 더 매력적"이라며 "중앙은행들이 확장적인 통화 정책에 신중하고 성실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전세계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2021년 말이나 2022년까지 선진시장 국채 값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5시 0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