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바클레이즈가 미국 국채의 5년물과 30년물의 커브 스티프닝을 주문했다.

은행은 4일 보고서를 통해 "5년과 30년물의 금리 스프레드가 140bp일 때 진입하면 15bp가량 추가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스프레드는 현재 145bp로, 지난달 말에는 최근 2개월여 만에 최저치인 140bp까지 축소된 바 있다. 현재 스프레드도 스티프닝에 베팅하기에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게 바클레이즈의 설명이다.

5년과 30년물의 커브 스티프닝을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히 지나치다는 판단 때문이다.

바클레이즈는 "시장은 오는 2023년 초순에 금리 인상을 시작해 총 세 차례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는데,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급등할 수 있지만, 장기 인플레 기대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금리 인상은 점진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금리 인상 우려는 중기물 이하의 채권 금리를 끌어올렸는데, 시장 우려가 완화하며 해당 구간의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고 은행은 예상했다.

바클레이즈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의 오버슈팅을 오랜 기간 용인할 것"이라며 "이는 커브 스티프닝에 우호적"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추가적인 재정 지출 확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국면도 커브 스티프닝 재료로 봤다.

미국 국채의 장기 실질 금리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낮게 거래된다는 게 은행의 분석이다.

바클레이즈는 "코로나19 회복과 정부 구제안 등으로 미국 경제는 올해 연말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통화 긴축을 위한) 노동시장의 완전한 회복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올해에도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빠르게 회복한다면 중립 금리의 추정치가 크게 떨어지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클레이즈는 "이와 별개로 조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4조달러 이상의 미국 일자리 및 가족 계획 지출은 장기적인 성격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보다는 중장기적인 경기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장기 실질 금리 수준을 보면, 시장은 장기적인 성장세에 대해 현재로서는 회의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장기적인 성장 전망이 장기 채권금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추가 금리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수급 요인으로도 커브가 움직일 수 있다고 은행은 예상했다.

바클레이즈는 "5년과 30년물의 커브는 월말부터 다음 달 국채 입찰 전까지 가팔라지는 경향이 있다"며 "시장이 장기물 공급을 대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에 따르면 국채 입찰 규모가 컸던 최근 6개월간 월말부터 다음 달 국채 입찰 전까지 5년물과 30년물의 금리 격차는 매달 평균 5bp가량 확대됐다.

미국 재무부는 다음 주에 분기별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한다. 20년물을 포함해 발행 규모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클레이즈는 "발행 규모는 경기와 재정 전망이 더욱 명확해지는 올해 연말에야 감축될 것"이라며 "다만, 재무부가 이번 분기 회의에서 다음번 발행 감축 계획을 (미리) 시사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은행은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는 단기물·중기물과는 다르게 장기물 금리는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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