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소형 민간 연기금 자산을 위탁 운용하는 민긴연기금투자풀(민간풀)이 월간 성과보고서를 몇 개월째 공시하지 않는 등 홈페이지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풀이 성과 보고서를 매달 공시해야 하는 법적 의무는 없다. 하지만 공적 연기금투자풀(연기금풀)은 정기적으로 운용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간풀 사무국은 성실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민간풀 홈페이지에 따르면 월간 성과 보고서가 가장 마지막으로 올라온 시기는 약 4개월 전인 지난 3월 10일이었다. 그마저도 지난해 10월분부터 올해 2월분까지 5개월치 성과보고서가 이날 '뭉텅이로' 공시됐다. 작년 11월 5일을 마지막으로 4개월간 공시되지 않았던 이전 5개월치 성과 보고서들이 올해 3월에 이르러서야 한꺼번에 공시된 것이다.

정도가 덜했을 뿐 지난해에도 민간풀은 성과 보고서를 제때 올리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성과 보고서는 당월에 직전 월분을 올리는 게 정상이다. 2월 보고서가 공시된 작년 3월까지는 이런 원칙이 잘 지켜졌다.

하지만 작년 3월 보고서가 작년 5월, 작년 4월 보고서는 작년 7월에 올라오면서 이런 흐름이 깨지기 시작했고 작년 하반기부턴 성과 보고서가 제때 올라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심지어 홈페이지에 올라온 민간풀 자금의 투자 운용현황은 2019년 4분기가 마지막이다. 운용 '현황'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만큼 거의 2년 전 자료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대문짝만하게 게시돼 있다.

운용현황 항목으로 들어가면 첫 화면과 다르게 올해 2월 말 기준 수치가 나와 있지만, 그마저도 4개월 전이다. 홈페이지는 자금 운용을 맡긴 민간 연기금과 민간풀, 사무국, 대중 간 소통의 장이지만 전반적으로 방치됐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홈페이지 관리가 부실하면 민간풀에 자금을 맡기려는 기관에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로 돈을 맡기려는 기관은 홈페이지로 민간풀을 먼저 접하게 되는데 정보가 불성실하게 제공되면 신뢰를 잃고 다른 자산운용사나 외부위탁운용(OCIO) 서비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간풀의 이같은 홈페이지 운영은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공적 연기금투자풀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연기금풀은 담당 부서인 기재부 재정관리총괄과가 월간 성과보고서를 매달 꾸준히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있다. 가끔 누락되는 경우 그다음 달에 두 달 치 보고서가 즉각 공시되고 이런 경우도 1년에 한 번 정도로 그친다.

연기금풀의 수탁 규모와 추이도 분기별로 제때 공시되고 있다. 운용 수익률 현황도 별도 항목에서 그래프와 통계표를 동원해 보기 쉽게 제공되고 있으며 연례 기금평가 결과 등의 연기금풀 운용 관련 자료와 법령 및 규정, 대표 투자 상품 현황도 잘 관리되고 있다.

민간풀은 중소형 연기금의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지원하고자 금융위원회가 2015년 9월 도입했다. 한국증권금융은 민간풀의 사무국과 수탁 업무를 맡고 있다. 주간운용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성과 평가는 KG제로인이 담당한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월간 성과 보고서는 현재 매달 작성되고 있고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하면 한 번에 올릴 예정이었다"며 "계획은 예전부터 나왔지만 조금 지연되고 있었는데 7월쯤엔 업데이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연기금투자풀 홈페이지 관리 현황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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