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관련 행보가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준은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춘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연준 내부에서 매파적 목소리가 강해진 끝에 정책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21~2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수 연준 위원들은 오는 11월 중순이나 12월 중순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제 회복이 궤도에 올라 내년 중반 테이퍼링이 종료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논리에 기반한 것으로, 국채매입액 8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인 월간 매입 규모를 각각 100억 달러, 50억 달러 줄이는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됐다.

미국의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9만4천 명 증가하는 데 그치고,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4% 상승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유지하는 등 경제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9월 FOMC에서 다수 연준 위원들이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목표 달성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전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테이퍼링 개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올해 남아있는 FOMC 일정은 오는 11월 2~3일 회의와 12월 14~15일 회의 등 두 차례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테이퍼링 착수를 가정하면 연준이 향후 두 차례의 회의 중 11월 회의에서 테이퍼링 개시를 선언할 가능성이 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정책 전환에 대비할 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테이퍼링 선언 이후에는 어떤 연준발 변수가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게 될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준의 경기 진단과 점도표(dot plot)'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

연준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표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느냐에 따라 테이퍼링, 더 나아가 금리 인상의 속도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12월 FOMC는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이 회의에선 연준이 3개월마다 내놓는 경제 전망과 점도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고용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있는 만큼 연준이 그간 견지해 온 인내심이 유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월 FOMC 점도표에선 18명 위원 중 절반이 내년 말까지 첫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일부는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을 것이라며 내후년에 더 많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 주말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의 내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74.8%로 반영했다. 해당 기간까지 1회 금리 인상 가능성은 41.8%, 2회 금리 인상 가능성은 25.2%로 나타났다.

FOMC 정례회의는 1년에 8차례 열리고, 필요할 경우 추가로 회의가 소집된다. 내년에도 1월 25~26일, 3월 15~16일, 5월 3~4일, 6월 14~15일, 7월 26~27일, 9월 20~21일, 11월 1~2일, 12월 13~14일 등 8차례 일정이 잡혀있다.

이중 경제 전망이 발표되는 회의는 3월과 6월, 9월, 12월 FOMC다.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에는 연준의 움직임을 둘러싼 금융시장 내 '희로애락'의 파장이 다른 때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 회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이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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