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경제가 역대급 물가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올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올랐는데, 이는 1990년 11월 이후 31년 만의 최고치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중 조기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세를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9.2%로 내다봤다.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89.6%로 봤다. 미국 내 인플레 압력 강화와 이에 따른 조기 금리 인상은 국내 시중금리 상승과 경기 여건의 변화를 촉발하는 재료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주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작성, 송고한 기사들도 같은 방향성을 보여줬다. 먼저 한국의 국채금리, 즉 시중금리가 미국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만기 미국 BEI와 같은 만기의 세계 국채(미국, 한국, 일본, 호주, 독일, 프랑스, 영국, 대만, 인도) 금리의 최근 1년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채 금리의 상관 계수(피어슨 분석)는 0.88로, 분석 대상 국채 금리 가운데 대만(0.89)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11월 11일 오전 9시 30분에 송고된 '데이터로 나타난 韓 국채 취약성…"美 BEI 연동성, 세계 최고"' 제하 기사 참조.)

한국 국채시장이 미국의 인플레 기대 심리에 더 직접적으로 반응한다는 의미로,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인플레 압력 속에서 원유 수입 비중이 큰 한국 경제의 구조적 영향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 금리가 위쪽 방향성을 띠고 있다는 점은 연합인포맥스의 또 다른 데이터 분석 보도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연합인포맥스 금융공학연구소는 mean-revert(평균회귀) 동학모형을 통해 향후 초단기금리 향방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계산했다. (11월 9일 오후 1시 35분에 송고된 '커브로 본 초단기금리…3개월 이내 25bp 이상 상승할 확률 31%' 기사 참조.)

계산에 따르면 당일 기준으로 3개월 후 콜금리가 현재 기준금리에 비해 +25bp 이하, -25bp 이내로 이동할 확률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61.96%였다. 반면 -25bp 이하로 조정되는 경우는 6.92%, 25bp 이상으로 상승할 확률은 31.12%로 상승 기대가 다소 높은 편이었다.

다만 1개월 이내에는 콜금리가 변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적 방법만을 사용하는 모델의 한계를 고려해야 하지만, 기준금리가 상승할 경우 콜금리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전문가들은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상승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무분별한 정보가 곳곳에 넘쳐나는 시대다. 언론의 역할은 더는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방대한 정보를 검증하고 수용자 요구에 맞게 분석해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데이터 중심의 보도(데이터저널리즘)가 더욱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데이터를 확보하고 처리하는 능력은 개인과 기관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여기서 우위를 점하면 시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금융시장과 당국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된 유의미한 신호를 놓치지 않길 기대해 본다. (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이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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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3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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