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15일 열리는 정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매파적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상태다. 우리 시간으로 16일 새벽 4시에 결과가 발표되는데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연준이 얼마나 급격하게 노선을 변경할지에 쏠리고 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연준이 3개월마다 내놓는 경제 전망과 함께 점도표(dot plot)가 발표되는 데 시장은 이를 통해 연준의 변심(?) 정도를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의 분포를 점으로 나타내주는 도표인데 '이번 FOMC에서 위원들이 평균적으로 내년 2차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내놓을 것'으로 월가에선 예상하고 있다.

9월 FOMC에서 위원 18명이 첫 금리 인상 전망 시기를 놓고 2022년과 2023년으로 절반씩 다른 의견을 낸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골드만삭스 등 일부 기관은 연준이 이르면 내년 3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끝내고 5월 또는 6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 연내 3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좀 더 시야를 넓혀 보면 연준은 9월 점도표를 통해 2024년 말까지 총 6차례의 금리 인상이 이뤄져 기준금리가 최고 1.8%에 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시장은 이 점도표의 금리 인상 횟수가 6차례에서 9차례로 수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점도표 중간값은 중립 금리인 2.5%에 가깝게 된다.

2012년 점도표가 만들어진 후 가장 급진적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시장에 작지 않은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다만 이 재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변심을 이미 가격에 일정 부분 녹여내고 있다는 게 이런 주장의 근거다.

씨티그룹의 스콧 크로너트 상장지수펀드(ETF) 리서치 부문 글로벌 헤드는 최근 발표한 리서치 노트에서 "공급망 효과가 명확해지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면서 시장은 연준의 긴축 정책 행보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매파적인 변화에 앞서 불확실성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종종 그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한 매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자신을 스스로 '여우'라고 부르는 파월 의장의 스탠스 변화를 시장이 충분히 예견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파월 의장은 2018년 연준 의장에 지명되던 해에 기존의 매파적 성향을 지워버렸다. 이런 그의 과거 행보를 고려할 때 재임에 성공한 데다 정책 환경이 급변한 2021년 연말, 파월 의장이 최근의 비둘기파적 스탠스에 변화를 주지 못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출신의 한 경제 전문가는 "파월 의장은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인데다, 대형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에서 경력을 쌓았다"며 "이런 이력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은 남의 말을 경청하지만 결국 자기 길을 간다는 점, 그리고 불필요하게 기존 입장을 고수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파월 의장이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거둬들이고, 어떤 단어로 인플레이션을 설명할지 주목된다. 그가 굳이 새로운 수식어까지 동원해 가며 인플레이션에 관해 설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지속적' 또는 '완강한' 등등의 단어가 쓰일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어쩌면 이 지점이 이번 FOMC에서 파월 의장의 속내를 확인할 핵심 포인트인지 모르겠다. (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이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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