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다사다난했던 '하얀 소의 해(신축년·辛丑年)'가 가고, '검은 호랑이의 해(임인년·壬寅年)'가 다가오는 가운데 최근 서학개미를 포함한 국내외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산타 랠리가 현실화할지 여부에 쏠려있다.

산타 랠리는 1972년 예일 허쉬가 발간한 스톡 트레이더 연감(Stock trader's Almanac)에서 처음 언급된 후 지금까지 연말과 연초에 나타나는 강세장을 일컫는 용어로 쓰여왔다. 허쉬가 정의한 기준에 따르면 산타 랠리가 나타나는 기간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부터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이다. 지난 45년간 이 기간에 34차례에 걸쳐 주가가 올랐고, 평균 주가수익률은 1.4%에 달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우려가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어 산타 랠리가 나타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증시 강세론자들의 연말, 연초 강세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가장 큰 이유는 오미크론이 전염력은 높지만, 중증화 정도가 이전 변이보다 약하다는 점이다. 오미크론의 경제적 충격이 일각의 우려만큼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인데, 실제로 미국에서 오미크론발 전면 봉쇄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에 나서겠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예상보다 덜 공격적인 방식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뉴욕증시에선 연말 랠리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휴장하기 전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5% 오른 35,950.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2% 상승한 4,725.79를,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85% 오른 15,653.37로 장을 마감했다. 이들 지수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올랐고,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데이터 트렉 리서치의 제시카 라베 공동 창립자는 1980년 이후 거의 절반인 41%가량은 S&P500지수의 12월 고점이 마지막 주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는 이달 말에 미국의 주가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CNBC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짐 크래머도 올해 연말 산타 랠리가 올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그는 최근 자산의 트위터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 사태 당시에도 산타 랠리가 발생한 만큼 올해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했다.

산타 랠리가 사라지면 연초 약세장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지난 1999년과 2005년, 2008년, 2015년, 2016년 연말 주식시장은 내림세를 보였는데, 당시 연말의 손실은 이듬해 1월 약세장으로 이어졌다. LPL파이낸셜은 역사적으로 강세가 나타나는 연말과 연초에 랠리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이를 이상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산타 랠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년 주식시장의 전체적인 방향성이다. 2022년은 전 세계적으로 지난 2년간 겪었던 경제 봉쇄가 서서히 해제되는 시점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경기 민감주를 필두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최근 수년간의 활기를 이어갈 동력을 얻게 된다. 하얀 소가 지나간 자리에 검은 호랑이가 나타나 증시를 부양하는 긍정적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이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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