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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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SK스퀘어 계열의 원스토어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결국 상장 작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이날 오전까지 기존 공모가 희망밴드보다 낮은 수준의 가격을 기관투자자에게 제시했지만, 결국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원스토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다수 기관투자자로부터 성장성·수익성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면서도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심리가 위축됐으며,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스토어는 지난 9일부터 이틀간 공모가 산정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증시 급락 등 여파로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극히 저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다수의 기관투자자는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인 3만4천300원에 미달한 2만원대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원스토어와 모회사인 SK스퀘어는 주관사단과 함께 2만7천원 수준으로 공모가를 하향 조정하는 선택지를 기관투자자에 제시했으나, 수요를 확보하는 데에 실패했다.

원스토어는 공모가를 낮춰서라도 상장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동의를 받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원스토어의 FI인 SKS키움파이오니어 측이 공모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했는데, 기관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춰 공모가를 하향 조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KS키움파이오니어는 보유 주식 387만1천352주 중 절반가량인 193만5천주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매각할 계획이었다.

SKS키움파이오니어는 지난 2019년 11월 원스토어에 주당 2만5천185원의 가격으로 975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만약 2만5천원 수준에서 공모가가 정해진다면 SKS키움파이오니어는 2년여간의 투자에서 손해를 입게되는 셈이다.

SK쉴더스가 이미 지난 6일 공모를 철회하기로 한 상황에서 원스토어마저 증시 입성에 실패하면서 SK스퀘어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자회사 IPO 전략은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실제로 SK쉴더스의 상장 추진 중단 소식이 알려진 뒤, SK스퀘어는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앞서 SK스퀘어는 오는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 75조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SK텔레콤이 키운 비통신 자회사의 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연내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증시에 입성하고, 뒤이어 상장 주관사를 선정 중인 11번가가 상장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수순이다.

결과적으로 비통신 계열사 중 성장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평가돼 'IPO 선발대'로 나섰던 두 기업이 증시 입성에 실패하면서, 11번가·콘텐츠웨이브·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의 상장 작업도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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