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엔 가치주 투자가 더 유리"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2023년 미국 주식시장은 상저하고(상반기 하락장·하반기 상승장) 흐름을 보이며 올해보다 소폭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와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BI), 포브스 등에 따르면 16개의 주요 투자 은행들은 내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전망치를 3,675~4,500선으로 제시했다.

평균은 4,045.31로, 지난주 마감 가격인 3,934.38와 비교하면 지수는 최대 2.82%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종가 기준 S&P500 지수가 연초 대비 약 21.91%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전문가 예상치 중 최고치는 도이치방크가 제시한 4,500이었고, 최저치는 바클레이즈가 예상한 3,675였다. 골드만삭스와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4,000을,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보다 조금 높은 4,050을 예상했다.
 

S&P지수 변동 추이
(연합인포맥스 자료)

 


◇ Fed 금리 인상에 험난한 상반기…'상저하고' 흐름 예상

대부분의 월가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 증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5월까지 기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 주식시장은 올해보다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Fed의 금리 인상과 높은 인플레이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경제 불확실성이 산적해 있어 내년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고, 기업들의 실적도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이 내년 미국 경제가 완만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웰스파고 CEO 등도 소비 침체에 따른 경제 둔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시장에는 이미 연준이 연방기금(FF) 금리를 5%까지 인상할 것이란 전제가 반영된 상황으로, 만일 연준이 금리를 이보다 높은 수준까지 올릴 경우 증시에 추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부동산 투자 거물인 샘 젤 에쿼티그룹 회장은 연준의 최종 금리가 6% 부근까지 인상될 것이라며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2%는 내년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침체를 피하고,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없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하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BOA 전략가들은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해 "상반기 위험 자산이 약세를 유지하다 하반기에 강세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한다"며 "2022년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충격'에서 2023년 상반기의 경기 침체와 신용 '충격'으로 전환하는 시장 흐름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내년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며 주식시장과 회사채 시장이 부진할 것"이라면서도 "내년 중순이 되면 최악의 시기는 지나가고, 위험자산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금리 인상기엔 가치주 투자 추천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더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역사적으로 금리 인상 기조는 성장주에 특히 가혹한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성장주는 가치주보다 더 좋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금리 인상기였던 2003~2007년에는 가치주가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뱅가드 성장주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S&P지수 수익률을 밑돌며 연초 이후 -27.8%를 기록했다.

반면 뱅가드 가치주 ETF는 올해 연초이후 -1.7%의 손실을 내는 데 그쳤다.

가치주는 금리 인상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 시장 변동성이 크고, 기준금리 인상과 같이 지리적·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주식시장 역시 올해와 같이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가치주에 투자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했다.

토마스 쉽 LPL파이낸셜의 주식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지금 수준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기 전까지 가치주의 아웃퍼폼이 계속될 것"이라며 자사가 자산 배분에서 가치주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 속도 둔화나 금리 인상 종료는 가치주에게 악재로, 인플레이션이 Fed의 장기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아웃퍼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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