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올해 자산운용사 공모 펀드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상품은 머니마켓펀드(MMF)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요약할 수 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단기 자금 파킹 용도로 MMF가 급부상했다. 다만 고금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내년 MMF에서는 자금이 유출되는 반면, ETF는 채권과 인컴형 상품 중심으로는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열악해진 운용 환경에 법인 주목받은 MMF

23일 연합인포맥스 설정액증감 상위펀드(화면번호 5356)에 따르면 연초 이후 설정액이 가장 늘어난 공모 펀드는 BNK법인MMF1호(국공채)로, 올해에만 4조2천900억 원 증가해 현재 6조3천6억 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삼성스마트MMF법인1호, KB법인용MMF 등 MMF 상품이 설정액 증가 상위 상품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MMF는 만기가 짧은 채권이나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해 얻은 이익을 이자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하루만 예치해도 이익이 발생해, 투자자들은 단기 자금을 파킹하는 용도로 이용하곤 한다.

MMF로의 자금 유입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졌다.

연합인포맥스 금융기관수신고(화면번호 4940)에 따르면 MMF 잔액은 10월 말 소폭 감소하다가 지난 19일 기준 165조 원까지 다시 늘었다. BNK법인MMF1호(국공채) 역시 전일까지 설정액이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산시장 전반에서 손실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우려해 MMF에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레고랜드 발 단기 자금 시장 불안으로 연말을 앞두고 자금 환매 요청이 늘어나자, 금융당국이 환매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자산운용사 한 채권운용역은 "투자처가 마땅치 않으니 확정 수익이 나는 곳에 파킹했다고 볼 수 있다"며 "수시입출금 형태이기는 하나, 일부는 만기까지 묶어두고 운용을 하려는 수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TF로 '직접' 투자하는 개인들

개인은 ETF, 특히 주식형 ETF에 주목했다.

MMF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 중 올해 설정액이 가장 늘어난 공모 펀드는 KODEX 200TR ETF로 같은 기간 1조1천335억 원 증가했다.

그 뒤로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9천20억 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7천355억 원),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6천32억 원) 등의 ETF가 설정액 증감 상위 상품을 차지했다.

KODEX 200TR ETF를 제외한 나머지 ETF는 개인들이 주로 순매수했던 상품들이기도 하다.

연합인포맥스 ETF 기간매매동향(화면번호 7131)에 따르면 올해 개인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7천88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와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는 각각 5천921억 원, 4천589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주식형 공모 펀드 내 전통 강자였던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와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는 설정액 1조 원을 유지했지만, 올해 유입된 자금은 각각 126억 원, 963억 원으로 ETF 대비 더뎠다.

주식형 공모 펀드에 자금을 위탁하는 대신, 정직하게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들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볼 수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직접 투자하려는 니즈가 커지면서 ETF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며 "ETF는 시장과 끊임없이 호흡하는 상품이기도 해 투자자 니즈 파악이 빠르다"고 분석했다.

◇저무는 MMF, 떠오르는 ETF

내년 이후로 MMF 수요가 차츰 약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예금 금리도 함께 올랐는데, 고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 평균 2~3%대 금리를 기록하는 MMF 투자 매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선 채권운용역은 "예금 금리가 5%대인데, MMF는 2~3% 정도에 그쳐 법인 입장에서는 MMF를 넣느니 정기 예금 드는 게 훨씬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금리가 낮은 상품에서 자금을 빼고 금리가 높은 쪽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ETF는 채권 및 인컴형 ETF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경우, 증시는 당분간 약세를 띨 수 있다. 고금리 메리트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채권형 ETF와 안정적인 고정 수익으로 복리 효과를 도모할 수 있는 인컴형 ETF 매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인플레이션 수준이 고착화하면서 채권 ETF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커졌다"며 "인컴 자산 역시 개인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금리 수준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과 월배당에 대한 니즈가 유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 2021.9.27 [촬영 류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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