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내 대형 증권사 11층, 키보드 타자 소리가 가득한 이 공간의 한편에는 최근 커피로봇이 설치됐다.

두산 협동로봇 무인형 카페
[출처 : 두산로보틱스 유튜브]

팔 부분에 '두산'이라는 이름표를 단 이 바리스타로봇은 세심한 손길로 원두를 갈아 커피원액을 추출한다.

증권가에 때아닌 커피로봇 설치 바람이 한창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 중 두 곳은 로봇이 만든 커피를 애용한다.

직원 복지 증진 등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바리스타로봇이 여의도에 등장한 가장 큰 이유로는 로봇 대장주로 증시에 입성할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가 2월26일 오전 9시에 송고한 '두산로보틱스, 연내 목표 상장 작업 착수…로봇株 열풍 올라탄다' 제한 기사 참조.)

두산그룹의 오너 4세가 직접 이끄는 신사업, 로봇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 연내 증시 입성. IB 입장에서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은 주관사 지위를 따내기만 하면 흥행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꽃놀이패'다.

대어급 IPO 주자가 몸값 부담에 자취를 감춘 시점에 두산로보틱스보다 매력적인 고객사는 많지 않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말, 국내외 대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약 2주간의 제안서 접수 기간이 마감된 후 이번 주 초에는 경쟁 PT도 진행했다.

국내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는 로봇 섹터, RFP 내용과 PT를 준비하는 것 외 주관사 간 물밑 경쟁도 치열했다.

두산로보틱스가 선보이고 있는 솔루션을 적용한 상품을 증권사 내부에 배치, 로봇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을 보여주는 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두산로보틱스의 IPO는 두산그룹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두산그룹은 지난해 2월 관리체제를 마무리하고 연간 영업익 1조원을 넘겼다.

주요 자회사가 시장에서 조 단위의 몸값을 인정받아 향후 신사업에 투입할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면, 자본시장에서 두산그룹의 위상 역시 달라질 것이다.

박지원 두산 부회장 역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산로보틱스 상장 계획을 발표하며 로봇 분야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시장도 두산그룹의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6일 연합인포맥스 보도를 통해 두산로보틱스의 IPO 추진 소식이 전해진 후, 지주회사인 두산의 주가는 17%가량 급등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IPO 대어 중 단연 기대가 되는 곳은 두산로보틱스"라며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두산그룹과의 네트워킹도 단단히 할 수 있는 데다, 로봇산업에서의 조 단위 딜인 만큼 좋은 트랙레코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기업금융부 박경은 기자)

gepar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0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