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공개매수에 여의도 본사 지점 방문객 평소보다 4배 많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지난주 금요일 오후 1시 반,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1층의 영업지점에는 대기표를 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참여 신청서
[연합인포맥스]

금융권 종사자인 듯 정장 차림을 한 사람부터 집 근처 지점을 방문한 듯 편안한 트레이닝 복 차림의 고객들까지 방문객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익숙해 영업점이 익숙지 않은 투자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 방문한 고객들은 입을 모아 'SM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 참여 신청이 마감되는 이날 오후 3시 반까지 한국증권 본사 지점을 방문한 고객은 총 200여 명에 달한다. 평소 방문객 수가 50명 수준임을 고려할 때, 4배나 많은 방문객이 하루 동안 이곳을 찾은 셈이다.

증권사 영업점에서는 그간 공개매수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이토록 많은 주주가 지점에 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놀라워하는 분위기였다.

지점의 안내 담당자는 "평소 50분 정도가 지점에 방문해주신다"며 "점심시간이 갓 지난 시간임에도 호출번호가 140번대까지 올라갈 만큼 오전부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개매수 신청서 역시 빠르게 동나고, 채워지길 반복했다.

한 주주는 "오늘 공개매수를 신청하기 위해 전날 급하게 한국투자증권의 계좌를 만들었다"며 "공개매수 신청에는 무리가 없냐"고 묻기도 했다.

실제로 공개매수 참여를 위해 한국증권 계좌가 필요함을 몰랐던 일부 주주들은 자리에서 급하게 계좌 개설 여부와 보유 주식 이체 가능 여부를 알아보기도 했다.

한국증권이 SM엔터 공개매수를 주관하고 받는 수수료는 15억원. 수수료 금액 자체만 놓고 봤을 때 그 금액은 많지 않으나, 이번 딜로 유입될 신규 고객의 수를 가치로 환산하면 그 중요성은 남다르다.

또한 이번 공개매수 건에는 한국증권과 카카오가 그간 쌓아온 그룹 간의 '혈맹'도 얽혀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하이브에 대항해 맞공개매수에 나서기 전부터 한국증권을 주관사로 낙점할 것으로 점쳐왔으며, 실제로 양사는 공개매수 진행 여부가 구체화하기 이전부터 인수전의 흐름과 관련해 상당한 수준의 물밑 협의를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증권은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로, 금융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카카오는 든든한 우군인 한국증권에 주요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업무를 맡겨왔다.

한국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IPO에서 공동대표주관회사를 맡았다. 2대 주주인 카카오뱅크의 상장 당시에는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도 했다.

gepar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