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래에셋 세대교체 이후 인사 시즌을 기다리는 업계 임원들은 전부 긴장하고 있어요"
"주요 증권사 사장들의 임기가 끝나가는데 올해 업계에 이슈도 많아 쇄신을 택하기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다들 가시방석이죠"

증권업계 정기 인사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미래에셋증권이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택했다. 이를 지켜본 증권·운용업계 임원들 사이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여의도 전경가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달 초 대표급 인사를 앞둔 대형 증권사 중 대부분은 지난주 인사 평가를 마무리했다. 차기 대표로 거론되는 '2인자'만큼 오래 회사에 머무른 임원들은 미래에셋의 사례를 지켜보며 조용히 쓰린 속내를 감추고 있다.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인사 결정에 자리를 떠난 임원 중 가장 어린 사람의 나이가 73~74년생"이라며 "대표급 인사 교체가 업계를 휩쓸 텐데, 의사 결정 과정에서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내년 초까지 대표이사(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증권사만 12곳에 달한다.

회사별로 직면한 논란거리와 주요 부문별 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나, 내부에서는 신임 대표의 하마평에 오르는 이들이 기존 임원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

양종희 차기 회장 내정자의 선임안이 가결된 KB증권, 대표의 사임 의사를 두고 회의를 진행 중인 키움증권을 비롯해 '안정적'인 인사에 방점을 뒀던 증권사도 변화의 바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 인사에서 상무급 이상 인력의 절반가량이 자리를 지키지 못 했다"며 "물론 미래에셋대우 합병 이후 통합 인사 과정에서 늘어났던 임원의 수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으나 업계 상황이 좋지 못한 만큼 이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보게 된다"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에서도 최근 담당 임원들과 면담하며 재계약 불이행 통보를 하는 곳도 있다.

부동산 업계가 침체하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서 위주로 조직이 해체되거나 개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왕왕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담당 임원들이 대표와 면담하며 재계약 불이행 통보를 받고 있다"며 "사업계획서 작성 이전에 빨리 통보하며 구조조정을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연말 인사를 앞두고 칼바람이 불고 있다.

운용사 당기순이익이 감소세를 보이는 데다 공모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비즈니스가 옮겨지며 수익률 전망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연말 인사 개편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공모펀드 수탁고도 감소세를 보인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펀드 수탁고 내 공모펀드는 올 1분기 말(312조8천억 원)보다 6조 원 감소했고, 사모펀드는 같은 기간 16조7천억 원 늘어 증감이 대비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합병이 추진되고 있는 멀티에셋자산운용의 담당 임원들은 최근 고문 직책으로 이동을 비롯해 사실상의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운용은 자회사인 멀티에셋운용과의 합병으로 운용자산(AUM) 규모를 키워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임원들의 해임 통보로 운용 역량 집중과 함께 구조조정도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전직 지원프로그램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이직 시 일정 정도의 보상을 해주는 지원 프로그램이다.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사이에서는 조직 개편에 대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합병에 대해 우리운용 내부에서는 걱정 반 기대 반인 상황"이라며 "AUM 규모가 커지는 것은 좋을 수 있지만 역할이 겹치는 부서가 합쳐지며 인원 감축도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박경은 한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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