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벌어질 일을 미리 예측해 가격에 반영한다는 게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원칙이다.

2021년 이후 덕성 주가흐름
[출처 : 연합인포맥스]

 

22대 총선이 채 5개월가량 남은 시점부터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500선에서 지지부진한 코스피 시장을 이기기 위해 투자자들의 시선은 정치권으로 향했다.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0% 넘는 상승률을 보인 종목 7개 중 절반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설에 힘이 실리면서 주가가 오른, 일명 '한동훈 테마주'다.

식음료 대표 기업으로 분류되는 대상의 주가가 오른 것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지난 주말 한동훈 장관과 배우 이정재의 저녁 식사 사진이 인터넷에 공유된 것. 두 사람은 고등학교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정재는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대표 식음료 기업인 대상과 대상홀딩스가 정치 테마주로 묶인 배경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덕성은 전 거래일 대비 0.1% 올라 거래를 마쳤다. 미미한 상승률이나, 개장 내내 급등락세를 보였다. 일일 고가와 저가의 차이는 28%까지 벌어졌다. 덕성의 우선주인 덕성우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덕성은 전일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해 "최근 당사 주식이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과거 및 현재 당사 사업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공시를 내기도 했다.

덕성은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 기간 윤석열 테마주로, 지난 8월에는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였다. 지난 2년간 테마주로 묶여 기업의 펀더멘탈과는 관련 없는 소식에 주가가 반응했다.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기대감에 지난 2021년 6월 2일, 3만2천850원까지 올랐다, 대선 직후 9천원대로 내려앉았다. 올해 7월 3천375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초전도체 테마를 타고 급등해, 지난 8월 1만4천800원에 거래되며 연간 기준 신고가를 기록했다.

빚을 내 테마주를 사들이는 거래도 눈에 띈다. 지난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테마주로 엮인 화천기계는 개인 신용 비율이 가장 높은 주식으로 꼽히기도 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정치 테마주는 정치적 뉴스에 반응한 주가 급등, 개인투자자의 적극적 매수, 거래량 급증 등의 징후가 나타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주가가 급등한 4개 종목의 경우에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한 달간 50%까지 주가가 올랐으며, 거래량은 40배 가까이 급증했다.

주가 흔들림을 막고, 이에 대한 피해를 방지하려는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야수의 심장을 가졌다'는 투자자들의 베팅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된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정치권이 분주해지는 대선, 총선 등 일정을 앞두고 후보 관련 테마주를 모니터링해왔다. 특히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곳 중 소수 계좌 관여도가 높은 종목을 추려 살펴보는 등 면밀한 점검에 나선다. 총선을 앞둔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의 경우 코스피가 일정 수준에 묶인 '박스피' 일 때 더욱 기승을 부린다"며 "올해의 경우 이차전지에서 초전도체로, 정치권으로 테마주 열풍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FOMO를 일으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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