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5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선 미국 국채가 또다시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국채금리는 전일 상승분 이상으로 하락하며 저점을 낮춰갔다.

지난 11월 초부터 이어지는 채권 변동성 장세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12월에도 동력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하루 걸러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혼란도 감지된다.

채권과 달리 미국 증시는 이날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고용지표를 기다리며 숨 고르기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이어갔다.

연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부분에 대한 재점검과 이번 주 고용시장 관련 지표에 대한 경계심이 합쳐지면서 달러화는 엔화 대비 약세, 유로화 대비 강세를 유지했다.

유가는 나흘 연속으로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과 주요 산유국의 감산 불확실성이 나흘째 유가를 짓눌렀다.

이날 발표된 미국 노동부의 고용지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나왔다.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를 바라는 시장 입장에선 호재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채용공고는 873만건가량으로 전달의 935만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날 수치는 2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채용공고는 노동시장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점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위험을 낮춘다. 지난 10월 비농업 고용은 15만명 증가하는 데 그쳐 2021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월가는 오는 8일 나오는 11월 비농업 고용이 19만명 증가해 월 20만명 증가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서비스업 지표는 이전보다 개선됐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11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7을 기록해 확장세를 유지했다. 이는 전월치인 51.8보다 높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치 52.4도 웃돌았다.

S&P글로벌이 집계한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8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앞서 발표된 예비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전월치인 50.6도 살짝 웃돌았다.

최근 들어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비해 서비스업은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했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88포인트(0.22%) 하락한 36,124.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0포인트(0.06%) 떨어진 4,567.1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4.42포인트(0.31%) 상승한 14,229.91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S&P500지수는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빠르게 오른 데 따른 부담과 연말 경제 지표 발표를 앞두고 주가는 관망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후반에 나올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채용 공고가 큰 폭으로 줄어든 데 안도했다.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안도감에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의 주가는 2% 이상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지난 8월에 이어 또다시 3조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도 2% 이상 올랐다.

2년물 국채금리는 7bp가량 하락한 4.57%를, 10년물 국채금리도 7bp가량 떨어진 4.18%를 나타냈다.

한편, 증시 고점 부담에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UBS는 시장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좋은 뉴스를 너무 많이 반영하고 있다며, 내년 말 S&P500지수는 4,700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울프 리서치도 내년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전망치를 4,250선으로 예상했다. 이는 8%가량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S&P500지수 내 에너지, 자재, 산업, 유틸리티 관련주가 하락하고, 기술, 임의소비재, 통신 관련주가 올랐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깃랩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 발표에 11% 이상 올랐다.

CVS헬스의 주가는 회사가 예상치를 웃돈 2024회계연도 가이던스(전망치)를 제공했다는 소식에 4% 가까이 올랐다.

비디오게임 업체 테이크투 인터렉티브의 주가는 계열사 락스타 게임즈의 범죄 액션 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시리즈의 최신 작품 'GTA 6' 트레일러가 공개됐다는 소식에도 0.5%가량 하락했다.

엑손모빌의 주가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엑손모빌의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의 인수와 관련, 반경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2%가량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빠르게 주가가 오르면서 추가 랠리에 대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지표를 확인하고 가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지난 24시간 동안 시장이 최근의 평정심을 약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하락을 촉발한 구체적인 촉매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11월의 놀라운 랠리와 포트폴리오 내 매수 포지셔닝을 고려할 때 적어도 연착륙에 우호적인 지표를 얻을 때까지는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약간의 회의론에 부닥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9.9%에 달한다. 내년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4.1%,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35.9%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3포인트(1.76%) 하락한 12.85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10.88bp 하락한 4.17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9.18bp 떨어진 4.562%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12.88bp 하락하며 4.308%까지 내려갔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36.7bp에서 -38.4bp로 마이너스폭이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파월 의장의 지난주 발언으로 촉발된 변동성이 여전히 시장을 흔들고 있다.

당초 그의 발언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며 채권을 강하게 매입한 투자자들은 전날엔 낙폭 과대라는 인식에 매도 우위로 돌아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들어 다시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장기물 국채금리는 10bp 넘게 떨어지는 중이다. 이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한다.

더 넓게 보면 11월 이후부터 미국 국채 시장은 변동성 장세가 형성됐다.

10년물 금리가 지난 10월 5%를 넘어선 뒤 저가 매수세가 폭발하면서 10년물 금리는 한 달 반 만에 4.2%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10년물 금리가 하루 20bp 가까이 급락한 적도 2거래일이나 있었고 5bp 이상의 일일 변동성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중이다.

결국 최근 미국 국채 시장의 변동성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순간 탄력을 더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더 큰 금리 하락세와 맞물려 있는 셈이다.

국채금리 하락은 미국 경제지표의 약화와 연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10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를 발표한 뒤 국채금리 하락세는 더 두드러졌다. 10월 채용공고는 873만건가량으로 전달의 935만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는 이날 배포한 내년 전망에서 미국 경제활동의 둔화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완화 환경은 채권을 위험 대비 가장 좋은 자산 중 하나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국채는 중기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정부채일 것이라며 "미국 국채에 대해선 비중 확대해야 한다"고 스테이트스트리트는 권했다.

최근 채권금리의 급격한 하락(가격 급상승)으로 채권 투자의 '르네상스'가 열렸다는 관측도 나왔다.

라자드 자산운용의 미하엘 바이드너 글로벌 채권 부문 공동 총괄은 "미국과 유럽 양쪽에서 채권 투자의 성과가 쌓이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의 배당 수익률은 앞서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폴로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전략가도 "이번 주 미국 고용지표는 약화할 것으로 대부분 예상하고 있다"며 "이같은 지표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미국 국채금리도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며 "이번 주 고용 지표는 대규모 노조 파업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다른 여러 지표도 노동시장의 악화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203엔에 거래돼 전일 뉴욕장 147.291엔보다 0.088엔(0.06%)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7951달러로, 전장 1.08339달러보다 0.00388달러(0.36%) 내렸다.

유로-엔 환율은 158.90엔으로, 전장 159.57엔보다 0.67엔(0.42%)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665보다 0.29% 오른 103.968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와 함께 미 고용 둔화 조짐에 엔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이번주에 나올 11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를 앞두고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달러화는 이에 따른 경계심도 반영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노동부 구인·이직 보고서는 고용시장의 둔화 신호를 나타냈다.

채용공고 감소는 미국 고용시장 둔화 시그널로 받아들여졌고, 투자자들은 향후 미국 경제가 냉각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에 미국 국채수익률도 하락해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고용시장 관련 지표가 아직 남아있어 신중한 양상을 보였다.

고용시장에 대한 기대는 달러 약세를 일부 되돌릴 수 있는 대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로 봤을 때 11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는 19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의 15만명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실업률 전망치는 3.9%로,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 감원보고서와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도 이번 주에 발표된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7엔대에 머무르며 제한된 하락폭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077달러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는 지난 11월 14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달러화는 104대에 머물러 오름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하던 매파적 인물인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 이사가 전일 인터뷰에서 유로존 인플레이션 둔화로 추가 금리인상이 논의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매파적 인물이 비둘기파로 전환하는 사례가 공식적으로 나오면서 ECB는 금리인상 종료, 조만간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이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수순을 밟으면서 금리인하 시점에 시선이 집중됐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미 연준보다 ECB가 금리를 먼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통화정책 다이버전스(차별화)는 여전히 외환시장의 변수로 남아있다.

금리인상 종료와 금리인하 기대를 모으는 미국,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두 곳과 달리 양적완화 정책에서 긴축정책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일본의 역학관계가 중요해진 시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금리인상 종료 기대로 약세를 보이더라도 회복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FX 및 신흥시장 전략 글로벌 헤드는 "달러화가 최근 너무 약세를 보인데 따른 조정으로 이번 주에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며 "최근 손실을 되돌리면서 이번 주에 지지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말을 앞두고 비농업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오면 단기 밸류에이션이 확대되면서 달러화가 반등할 위험도 커질 것"이라며 연말까지 달러화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72달러(0.99%) 하락한 72.32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시장에서 유가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지난 5월 4일부터 나흘간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종가는 지난 7월 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 요인은 많은 반면 이를 뒤집을 반한 상승 요인은 눈에 띄지 않아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원국들이 어느 정도 규모로 감산할지 불확실한 점은 여전히 시장에 하방 압력을 넣고 있다.

산유국들이 자발적 감산을 고수하는 한 투자자들은 산유국의 감산을 배제한 채 유가를 재산정할 것으로 보인다.

ING의 워런 패터슨 상품 전략 총괄은 "내년에는 원유 수요에 대해 불확실성이 넘쳐난다"며 "내년 거시경제 그림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패터슨 총괄은 내년 원유 수요 성장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나올 것이라며 미주와 유럽은 소폭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세븐스리포트리서치는 이날 배포한 투자 노트에서 "향후 시장에 긍정적인 또는 강세를 자극할 만한 요인이 없다면 유가의 움직임은 갈수록 무거워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WTI의 올해 최저치인 배럴당 67달러를 테스트하는 모습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빌 웨더범 전략가는 "유가는 올해 말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이 덜 제약적이고 수요도 완만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6일에는 주간 미국 원유 재고 수치가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명의 분석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업용 원유 재고는 지난 1일까지 일주일간 100만 배럴 감소해 4억4천870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수치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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