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6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한 미국 고용 지표를 두고 자산군별로 달리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는 민간 부문의 고용이 예상보다 적게 늘었다는 소식에도 비농업 고용 지표 발표를 앞두고 하락했다.

반면 미국 국채시장에서 국채가격은 상승했지만 만기 구간별로 차별화한 양상이 나타나면서 장단기 금리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미국 2년물과 10년물 금리 격차는 -50bp에 육박하는데 이는 지난 9월 이후 최대폭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강세로 돌아섰다.

미국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이 약하게 나오고, 유로존의 소매판매가 넉 달 만에 증가하면서 약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다시 지지력을 보였다.

경기 둔화 전망에도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탄탄할 것이라는 예상에 달러인덱스가 1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시장에서 유가는 경기 둔화 우려에 초점을 맞추며 5일 연속으로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이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유가를 계속 짓눌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 선이 뚫렸다.

투자자들은 이날 민간 고용 지표와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ADP가 발표한 민간 고용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고용 시장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장 초반 이는 주가지수를 끌어올렸으나 시장은 비농업 고용 지표를 앞두고 다시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섰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0만3천명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2만8천명을 밑돈다. 10월 수치는 기존 11만3천명에서 10만6천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올라 전달의 5.7%보다 둔화했다. 이날 수치는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다.

민간 고용이 2개월 연속 월 10만명대를 보이면서 고용시장 둔화가 뚜렷해졌다.

미국 국채금리는 비농업 고용 지표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10년물 금리는 6bp가량 떨어진 4.11%를, 2년물 금리는 4bp가량 오른 4.59%를 나타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부가 발표하는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9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0월에 비농업 고용은 15만명 증가한 바 있다.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채용 공고가 줄고,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고용시장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에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동시에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인다. 금융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과 내년 1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경기 둔화세는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국제 유가는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 위험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한편, 이날 캐나다중앙은행(BOC)은 기준금리를 5%로 동결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이 소비를 완화하고, 물가 압력을 진정시키고 있다는 추가적인 신호가 나타나면서 이사회는 정책금리를 5%로 유지했다"며 "전반적으로 데이터와 4분기 지표는 경제가 더 이상 초과 수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BOC는 물가안정이 더디다는 이전의 평가를 삭제하고 인플레이션 둔화에 무게를 뒀다.

달러-캐나다 달러 환율은 장중 1.35캐나다달러대 중반까지 낮아진 후 지지력을 보였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0.13포인트(0.19%) 하락한 36,054.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84포인트(0.39%) 떨어진 4,549.3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3.20포인트(0.58%) 밀린 14,146.71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하루 만에 반락했다. 지난 11월 3대지 수가 8~10%가량 오른 데 따른 고점 부담에 최근 들어 지수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유틸리티, 산업, 헬스 관련주를 제외하고 8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에너지 관련주는 유가 하락에 1% 이상 떨어졌다.

전날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한 애플의 주가는 0.6%가량 하락했다.

식품업체 켐벨 수프의 주가는 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7% 이상 상승했다. 위스키업체 브라운-포먼의 주가는 예상치를 밑돈 분기 순익을 발표하면서 10% 이상 떨어졌다.

클라우딩 업체 박스의 주가는 예상치를 밑돈 분기 실적 발표에 10% 이상 떨어졌다. 주택건설업체 톨 브라더스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 발표에 2%가량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은 고용이 둔화하는 것을 통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 피트 캐피털 그룹의 제이 소마리바 매니징 파트너는 마켓워치에 "11월에 너무 잘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해당 랠리를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농업 고용 지표를 통해 노동시장이 과거처럼 견고하지 않고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라며 "고용이 둔화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는 연준이 다시, 가까운 미래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7.7%에 달한다. 내년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0.2%,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38.9%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2포인트(0.93%) 오른 12.97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전날 오후 3시 기준 가격과 비교했을 때 미국 국채금리는 대부분 하락했지만 단기물은 보합권에 머무르는 반면 장기물은 10bp 넘게 하락하며 차이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9bp 하락한 4.122%를 가리키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0.50bp 내린 4.615%에 거래된 반면 최장기물인 30년물은 13.57bp 급락해 4.224%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40.8bp에서 -49.3bp로 마이너스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지난 9월 이후 최대 마이너스폭이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국채금리의 전반적인 하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물과 장기물 간 금리 낙폭에 차이가 생기는 점이 눈에 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침체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투자기관 스파르탄의 피터 카딜리오 전략가는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격차가 -50bp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는 통상 고금리에 따른 침체 가능성을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카딜리오는 노동 비용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표에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장단기 스프레드가 좁혀지는 추세였는데 다시 정반대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는 시장 예상보다 채용 공고 감소 규모가 더 컸다는 점을 보여줬다.

11월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0만3천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12만8천명으로 11월 수치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11월 민간 고용 수치가 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소식에 연준이 더 일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고용 둔화는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도 되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 격차가 가파르게 벌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 정확한 고용 현황을 파악하려면 오는 8일 발표되는 비농업부문 고용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크리스 라킨 매니징 디렉터는 "ADP 고용은 정부의 공식 고용 수치에 비해 신뢰할 만하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오늘 확인된 둔화 흐름은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킨은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은 시장이 고용시장 둔화를 얼마나 가격에 이미 반영했는지 여부"라며 "8일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좋으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368엔으로, 전일 뉴욕장 147.203엔 대비 0.165엔(0.11%)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1.07610달러로, 전장 1.07951달러보다 0.00341달러(0.32%) 하락했다.

유로-엔 환율은 158.60엔으로, 전장 1.07951달러보다 0.30엔(0.19%)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968보다 0.23% 오른 104.203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장중 104.23까지 올라 지난 11월 17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미국 고용시장 관련 지표에 주목했다.

전일 미국 채용공고 건수가 2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발표된 11월 ADP민간 고용 지표도 예상보다 둔화됐다.

달러-엔 환율은 오전에 주춤한 흐름을 보였지만 147엔대에서 지지력을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주 11월 비농업 고용지표를 앞두고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을 살피고 있다.

비농업 고용지표는 20만명보다 적겠지만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로 봤을 때 11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는 19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의 15만명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실업률 전망치는 3.9%로,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오전에 발표된 미국의 올해 3분기 노동 생산성은 2020년 3분기 이후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은 계절 조정 기준 전 분기 대비 연율 5.2% 상승했다.

일본은행이 오랫동안 유지한 양적완화 정책에서 벗어날지 여부는 여전히 외환시장의 관심사다.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BOJ) 부총재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없다면 일본은 과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의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오전에 1,080달러대로 높아진 후 점차 1.076달러대로 하락했다.

유로존 소매판매 지표가 지난 6월 이후 넉 달 만에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유로화를 지지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10월 유로존 소매판매는 지난 9월보다 0.1%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2% 증가는 밑돌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주목받고 있지만 ECB의 금리인하가 더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로화는 반락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총 150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ECB가 내년 4월에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도이체방크는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로화가 달러 대비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라고 봤다.

XS닷컴의 시장 애널리스트는 "미국 연준보다 ECB가 앞서 금리를 인하하면 유로-달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이사벨 슈나벨 ECB 이사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히면서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발언으로 ECB가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져 중장기적으로 유로-달러 환율에 부정적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텔 FX글로벌 헤드는 "미 국채 외의 다른 지역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여 엔화 강세가 이어지지 못했다"며 "이에 엔화가 달러 대비 안정됐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94달러(4.07%) 급락한 69.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6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이날까지 하락 마감함으로써 WTI는 5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마감하게 됐다. 지난 5거래일간 유가 하락폭은 10.89%에 달한다.

WTI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낙폭이 10%를 넘은 것은 올해 3월 중반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유가에 계속 하방 압력을 넣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11월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0만3천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12만8천명으로 11월 수치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고용이 둔화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국채금리는 고용 둔화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내려가고 있지만 원유 시장은 경기 악화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CMC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분석가는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생산량을 늘리는 중"이라며 "국제 유가는 이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산유국의 자발적 감산에 대해서도 시장의 회의론은 이어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원국들이 어느 정도 규모로 감산할지 불확실한 점은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는 요소다.

한편 미국의 원유 재고는 이달 1일까지 일주일간 463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원유 재고량은 4억4천960만배럴을 기록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휘발유 재고는 542만배럴 늘어난 2억2천360만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126만배럴 증가한 1억1천200만배럴로 집계됐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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